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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헐린’ 美남동부 강타 65명 사망 “146년만에 최대 홍수”

입력 | 2024-09-30 03:00:00

애틀랜타 이틀간 282㎜ 물폭탄
300만 가구 정전-도로 곳곳 끊겨
“최대 144조 경제적 피해” 분석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호스슈비치의 주민들이 허리케인 ‘헐린’으로 완전히 파괴된 집을 뒤로한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26일 미국에 상륙한 헐린으로 최소 65명이 숨지고 상당수 기간시설이 파괴됐다. 호스슈비치=AP 뉴시스


“(하늘에서) 폭탄이 터진 것 같다”.

26일 미국 남동부에 상륙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29일 오전까지 최소 65명이 숨지고, 3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고 있다고 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피해가 집중된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곳곳에서 폭우, 강풍 등이 이어져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됐다며 헐린을 ‘폭탄’에 비유했다.

시속 225km의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은 26일 오후 11시경 플로리다주 빅벤드에 상륙했다. 4등급은 전체 5등급으로 분류되는 허리케인 분류표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이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 등으로 이동하며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조지아주 주도 겸 최대 도시 애틀랜타는 최근 48시간 동안 282.4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애틀랜타에서 강우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1878년 이후 가장 많은 강우량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27일 폭스뉴스 기상캐스터 밥 딜런은 애틀랜타의 침수 현장을 생방송으로 전하다가 한 여성의 비명을 들었다. 이 여성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꼼짝없이 차에 갇혀 있던 상황이었다. 그는 이 여성을 대신해 911에 신고했지만 구조 인력의 도착이 늦어지자 카메라를 향해 “잠시 후 돌아오겠다”고 말한 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딜런은 여성을 차에서 끌어낸 후 등에 업고 물속을 빠져나왔다. 해당 장면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구조를 마친 딜런은 생방송을 계속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홍수 피해 상황 또한 100여 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전했다. 주 당국에 따르면 28일 오전까지 400개 이상의 도로가 폐쇄됐고 피해가 집중된 주 서부는 사실상 모든 육상 교통이 마비됐다.

일기예보 서비스 ‘아큐웨더’는 헐린에 따른 피해 규모가 최대 1100억 달러(약 14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명 피해와 손실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연방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피해가 집중된 6개 주에 수색·구조 인력 3200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