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환경의 변화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동기를 부여한다. 말이 살찌는 계절. 서늘한 바람이 솔솔 부는 가을은 더위에 지쳐 느슨했던 몸 관리에 신경 쓰기 딱 좋은 시기다. 시간, 장소, 장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 중 하나가 계단 오르기다.
일상생활에서 계단 오르기만 꾸준히 해도 건강상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지난 4월 유럽 심장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습관적으로 계단을 사용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약 39% 감소했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2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마비, 심부전, 뇌졸중 등을 포함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었다.
계단 오르기는 평지 걷기와 비교해 운동 효과가 탁월하다. 이는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는 특성에서 기인한다.
계단을 오를 때 평지를 걷는 것 보다 약 20배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지어 계단을 내려갈 때조차 약 5배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데, 이는 몸의 하강을 늦추기 위한 근육 작용 때문이다.
계단 오르기를 포함해 인간의 이동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한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의 생리학자이자 생체역학자인 알베르토 미네티 교수는 최근 AP 통신에 계단 오르기가 짧은 시간 안에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이유를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체중 1킬로그램을 수평으로 1미터 이동시키면 0.5칼로리를 소모한다. 체중 1킬로그램을 계단에서 수직으로 이동시키면 10칼로리를 소모한다. 따라서 수평 이동보다 수직 이동이 20배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것이다.”
의사 자격을 갖췄지만 환자를 치료하기보다 연구에 평생을 바친 미네티 교수는 계단을 오를 때 팔을 함께 사용하면 추가 적인 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한 난간은 사고위험을 줄여준다며 난간을 잡고 오를 것을 권장했다.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102층·높이 381m)의 86층 전망대까지 1576계단 오르기 대회에서 10차례나 우승한 이 분야 여성 최고 고수로 통하는 호주의 수지 월샴은 “얻을 게 많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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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소가 목표가 아니라면 하루에 5~6층(계단 50~60개) 오르기를 꾸준히 실천해도 건강성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 운동과 저항력 훈련을 결합하여 심박 수를 높이고 다리 근육을 단련하므로 일반적인 유산소 운동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기초 대사량 증가, 지구력과 균형감각 향상에도 좋다.
계단을 오를 땐 발을 11자로 유지하면서 발의 앞쪽으로 딛는 게 운동 효과 측면에선 좋다. 하지만 균형감감이 떨어지는 노인은 발바닥 전체로 딛는 게 안전하다. 상체가 앞으로 굽지 않도록 허리를 꼿꼿이 펴야 한다.
하지만 무릎, 발목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피해야 한다. 계단을 오를 땐 체중의 3배, 내려올 때는 체중의 5배 정도의 하중이 무릎에 걸린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안 좋은 사람이 계단을 이용하면 상태가 악화할 우려가 있다. 관절 상태가 괜찮더라도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심장병이 있거나 균형 감각이 떨어진 노약자, 평소 빈혈이 있는 사람도 사고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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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계단 오르기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좋은 지표이기도 하다.
“계단 오르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낀다면, 특히 체력이나 호흡 능력 측면에서 그렇다면, 이는 의사에게 말하기에 좋은 정보다. 이는 잠재적인 건강 문제에 대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심장 전문의 스퍼링 교수가 야후 라이프에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