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의 기록을 쓰고 있는 미국 제39대 대통령(1977년 1월~1981년 1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다음달 1일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1924년 10월 1일생인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100세 생일을 맞게 된다. 지난해 11월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가 별세한 뒤 맞는 첫 생일이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투병 중인 그는 지난해 2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택에서 호스피스 치료를 받고 있다.
2015년 8월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카터 센터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이 걸린 피부암이 뇌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진 출처 카터 센터 공식 홈페이지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중동전쟁을 치렀던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2차 오일 쇼크, 10% 대의 물가 상승률, 이란 혁명세력의 주이란 미국대사관 점거 및 미국인 인질 사건 같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패했다. 재임에 실패한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2013년 11월 18일 네팔 카트만두를 찾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한 네팔 소년과 인사하고 있다. 당시 카터 센터는 이튿날 진행된 네팔 총선의 모니터링을 위한 31개국 참관단을 네팔에 파견했다. 사진 출처 카터 센터 공식 홈페이지
카터 전 대통령의 생일을 앞두고 29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 CBS방송을 통해 “우리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6년 상원의원 시절 카터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에 지지를 표했는데, 이는 카터 전 대통령이 고향 조지아주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얻은 선출직 정치인의 지지였다. 이후 두 사람은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카터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을 “나의 충실하고 헌신적인 친구”라고 부르며 지지를 표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님은 미국과 세계를 위한 도덕적 힘이었다”며 “미국에 대한 당신의 희망적인 비전,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당신의 헌신, 그리고 인간의 선함의 힘에 대한 당신의 확고한 믿음은 계속해서 우리 모두를 인도하는 빛이 되고 있다”며 카터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성과를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건강 사정상 우편 투표를 할 예정이다. 손자 제이슨 카터는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는 신체적으로 매우 쇠약해졌지만 잘 지내고 있다”며 “할아버지는 해리스에게 투표할 기회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