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9.30.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자신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구형을 앞두고 “검찰이 (녹취록을) 짜깁기 해 (제가) 위증을 교사했다고 기소했다. 이게 사건 조작, 증거 조작이 아니면 뭐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위증교사 혐의 결심공판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검찰이 이런 식으로 법을 왜곡하는 것은 범죄행위이자 친위쿠데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야당을 말살하려는 폭력적 행위를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총칼로 나라를 어지럽히던 군사독재정권이 물러간 지가 수십 년인데 이제 영장을 든 검사들이 검사독재국가를 만들고 있다”며 “법원에서 진실을 잘 가려줄 걸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법원에서 통화 녹취록이 재생됐는데 아직도 검찰의 짜깁기라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건 묻지 말고 여러분이 한 번 들어보라. 들어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런 노력은 최소한 하라”고 쏘아붙였다.
검사 사칭 사건은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을 취재하던 KBS PD 최모 씨가 검사를 사칭해 김 전 시장과 통화하는 과정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김 전 시장은 최 씨와 이 대표를 고소했고, 이 대표는 2004년 12월 공무원자격사칭죄 등으로 벌금 150만 원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후 이 대표는 2018년 5월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PD가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 인터뷰 중이었기 때문에 그걸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가 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벗기 위해 김 씨에게 직접 전화해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요구했다는 것이 이번 재판의 공소사실이다.
김 씨는 이 대표 통화 직후인 2019년 2월 14일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허위 증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위증교사 재판 초반부터 위증 혐의를 시인한 반면, 이 대표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구형과 이 대표의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 절차를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기소 이후 11개월 만에 재판 절차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선고 결과는 11월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가 이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으면 형이 실효될 때까지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