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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일하다 모델로…CNN이 주목한 80세 미인대회 도전자 최순화

입력 | 2024-09-30 14:52:00

최순화 씨 인스타그램 캡처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도전한 최순화 씨(80)의 이야기가 화제다.

28일(현지시간) CNN은 ‘나이는 숫자일 뿐임을 증명하는 80세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출전자를 만나보세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 씨의 삶을 조명했다.

최 씨는 지난 22일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의 서류 심사와 예선을 통과해 본선 참가자로 뽑혔다. 미스 유니버스는 출전자 연령을 18~28세로 제한해 오다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올해부터 나이 제한을 없앴다. 또 임산부와 기혼자, 결혼한 적 있던 여성에게도 참가 자격을 부여했다.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2024 참가자 최순화 씨를 소개한 사진. 최 씨 인스타그램 캡처

최 씨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80세 여성이 어떻게 저렇게 건강할 수 있지’, ‘어떻게 저 몸매를 유지했지’, ‘식단은 어떻게 되지’와 같은 질문이 나올 수 있도록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겉으로 아름다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편안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요즘 사람들은 너무 부정적이다. 긍정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순화 씨 인스타그램 캡처

1943년에 태어난 최 씨는 아버지가 사 온 잡지 속 화려한 옷을 입은 모델들을 보고 모델을 꿈꿨다. 그러나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기에 18세의 나이에 방직 공장에 취직했다. 이후 최 씨는 결혼해 한 사람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았다. 노년이 된 최 씨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 간병인 일을 시작했다. 간병인으로 일하면서 만난 환자 중 한 명이 “키도 크시고 모델 하시면 너무 잘 어울리시겠다”며 시니어 모델을 권유했다.

최 씨는 처음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모델이 꿈이었기에 과감히 도전했다고 한다. 그는 모델 학원에 다녔고 학원 강사의 소속사에 들어갔다. 결국 2018년 서울 패션위크 런웨이에 74세의 나이로 데뷔했다. 이후 패션 잡지와 맥주 광고에도 등장했다.

최 씨는 “노인 모델에 대한 태도와 기회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요즘 노인 모델이 많다”며 “그중 실제로 모델 일로 돈을 버는 사람이 일부에 불과할진 몰라도, 10년 전 아무도 노인 모델을 찾지 않았던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본선 대회는 30일 서울 강남구 CG 아트홀에서 열린다. 여기서 최 씨가 최종 후보로 선발된다면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최고령 출전자로 나가게 된다. 현재 확정된 출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몰타의 베아트리스 은조야(40)다.

최 씨는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해외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왔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며 “가족도 나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