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저조, 법인세 17조 줄어 증권거래세도 작년보다 7000억↓
올 들어 8월까지 세금이 1년 전보다 9조 원 넘게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 악화로 법인세수가 17조 원 가까이 급감하면서 법인세는 올해 정부가 예상했던 세수의 60%에도 못 미쳤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8월 국세 수입은 232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조4000억 원(3.9%) 줄어든 규모다. 전체 예상 세수 가운데 실제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63.2%에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1∼8월 기준으로 지난해 세수 진도율이 60.3%로 역사상 가장 낮았고 올해는 2014년(63.1%)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 들어 8월까지 법인세는 45조6000억 원 걷혀 지난해보다 16조8000억 원(26.9%) 줄었다.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45%, 39.8% 감소하는 등 기업 실적이 저조했던 탓이다. 법인세수 진도율은 58.7%에 그쳐 최근 5년 평균 진도율(77.8%)을 크게 밑돌았다.
증권거래세도 3조5000억 원 걷히며 1년 전보다 7000억 원(15.9%) 줄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주식 거래대금(3369조 원)은 전년보다 5.4% 늘었지만 증권거래세율이 인하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기준으로 증권거래세율은 지난해 0.05%에서 올해 0.03%로 낮아졌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