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 인증 못받은 의대 1년 자격 유지에 “증원 과오 드러날까봐 기능 박탈” 의평원도 “교육 질 저하 양보 못해”
전국 의대 교수 수백 명이 교육부의 의대 인증·평가 규정 개정안에 반대하며 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 의대 교수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참여 인원은 500명 이상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의비 측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상식에 벗어난 증원 규모를 발표하면서 의대 교육 질 저하는 절대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정부는 9월 25일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 규정’ 개정령을 입법 예고했다”며 “이 개정안은 의학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의평원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의대 인증 탈락으로 무리한 정책 추진의 과오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평가기관 팔다리를 잘라 ‘입틀막’하려는 정부의 비겁한 행태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무더기 인증 미달’ 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교육부는 관련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인증·평가 기준 미달 시 1년 이상의 보완 기간을 주고, 인증기관이 존재하지 않거나 평가·인증이 불가능한 경우 기존 평가·인증 유효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이를 두고 교육부가 ‘의평원 무력화 및 인증기관 역할 박탈 수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의평원도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의평원은 30일 오후 4시부터 내부 회의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선 개정안이 의평원 업무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평원 관계자는 “의학 교육의 질 저하는 의평원이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최선을 다해 평가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입법예고와 관련해 30일 오후 4시 5분 기준으로 895명이 4219건의 의견을 제시했다. 의견 대부분은 개정을 반대하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