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힘들어.”
―류승완 ‘베테랑2’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이 명대사로 기억되는 ‘베테랑’이 시즌2로 돌아왔다. 그 대사에 담긴 뉘앙스처럼 서도철(황정민) 형사는 서민들을 대변한다. 가난해도 지킬 건 지키며 살려는 서민들의 마음이 그것이다. 그래서 천인공노할 죄를 짓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풀려나는 자들 앞에서 서도철은 분노한다. ‘베테랑’ 시즌1은 막강한 돈과 권력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끈질기게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이야기로 서민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줬다. 그런데 시즌2는 이야기의 결이 조금 다르다.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도 법망을 빠져나가며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은 범죄자들에게 사적 제재를 가하는 해치(정해인)라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형사가 아닌 보통 서민들의 입장에서 서도철의 마음은 그 해치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특히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형사가 아닌가.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