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다 돼 한글 배운 ‘수니와칠공주’ 학교 못다닌 아픔 등 직접 쓴 7곡 4일 한글주간 개막식서 공연 계획
지난달 30일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서 수니와칠공주 할머니들이 나흘 뒤 열릴 서울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칠곡군 제공
팔순이 다 돼 한글을 배우고 직접 지은 가사로 노래하는 경북 칠곡의 할매(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가 한글주간을 맞아 비보이그룹과 함께 서울 광화문 무대에 오른다.
칠곡군은 수니와칠공주가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한글주간 개막식에서 공연을 펼친다고 1일 밝혔다. 수니와칠공주는 할머니들이 직접 쓴 시 7편을 랩으로 바꾼 자작곡을 선보일 계획이다.
할머니들은 지나온 인생에서 느낀 외로움과 그리움, 아픔을 랩으로 풀어낸다. 실제 힙합 가수들이 내뱉는 라임(각운이나 음절 수를 맞춰 리듬감을 살리는 것)과 견줘도 손색없는 랩을 선보여 무대에 오를 때마다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아픔을 노래한 ‘환장하지’가 대표곡이다. 이번 개막식에선 프랑스 비보이 대회 우승팀이자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 올랐던 엠비크루와 합동 공연도 가진다.
박 할머니는 “하늘에 계시는 부모님이 광화문광장을 내려다보셨으면 좋겠다. 광화문 무대에 선다는 설렘에 일주일 전부터 잠이 잘 오지 않지만 동료들과 최선을 다해 준비해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칠곡=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