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오늘 CBS서 90분간 TV토론 격돌… ‘백인 흙수저’ 정치적 기반 겹쳐 “중산층 맞나” “軍경력 거짓말” 맞서… 낙태권-불법이민 등 이슈도 쟁점
팀 월즈(왼쪽), J D 밴스
팀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겸 미네소타주지사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겸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이 1일 TV토론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2차 TV토론을 거부하고 있어, 이번 토론은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빅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 중서부 ‘흙수저’ 출신의 맞대결로 치러지는 이번 부통령 후보 토론 결과가 대선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 동부시간 기준 1일 오후 9시(한국 시간 2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될 부통령 TV토론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① 중서부 출신 백인 흙수저 간 맞대결
두 후보는 미 중서부(미드웨스트) 지역 태생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고, 군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정치인이란 공통점이 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부친의 영향을 받은 월즈 후보는 주(州)방위군으로 복무했고, 밴스 의원은 해병대 제대 뒤 제대군인원호법(GI Bill)의 지원을 받아 대학 교육을 받았다. 또 공립 고교 사회교사이자 미식축구 코치 출신인 월즈 후보와 백인 노동자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로 각광을 받은 밴스 후보 모두 백인 서민층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② ‘트럼프 대 해리스’ 대리전
부통령 후보 토론은 트럼프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대리전 성격도 짙다. 2차 대선 후보 TV토론 개최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불법 이민, 경제, 낙태권 등 대선 핵심 이슈들을 놓고 두 후보가 상대방 대선 후보를 겨냥한 공격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와 밴스 후보를 “괴상하다”고 규정했던 월즈 후보는 그들의 과거 발언에 집중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월즈 후보는 ‘아이티 이민자가 개와 고양이를 잡아 먹는다’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과 해리스 후보를 ‘캣레이디(자식 없이 고양이를 키우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라고 부른 밴스 후보의 발언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한 공화당층의 공세에 반격하고 강점인 낙태권 이슈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해리스 후보를 급진좌파라고 공격해 온 밴스 후보는 월즈 후보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 당시 폭력 시위를 방치했다는 의혹과 함께 성전환, 에너지 관련 정책에서 급진적 정책을 펴 왔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부통령 후보 토론은 CBS방송 노라 오도널과 마거릿 브레넌의 사회로 약 90분 동안 진행된다. CBS는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의 발언에 대해 “실시간 팩트체크(사실 확인)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팩트체크가 트럼프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이번 토론 역시 팩트체크가 승패에 작지 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유세에서 적잖은 허위, 과장 주장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팩트체크도 토론의 승패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후보 토론과 달리 발언 시간이 아니어도 마이크를 끄지 않는 ‘핫마이크’ 규칙도 변수다. 밴스 후보가 공공연하게 토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직설적 표현으로 주목받은 월즈 후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선 여론조사에서 월즈 후보가 밴스 후보보다 호감도가 높게 나오지만, 월즈 후보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