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 의료계 “전공의 돌아와야 끝나” 전공의 대표는 의협 대표 비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의료계 인사 ‘릴레이 면담’을 하며 자신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이 참여하도록 전방위 설득을 진행 중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날 의료공백 사태 이후 처음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게 사과하고 의협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1일 정치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갑자기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의협 관계자를 만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의협이 나서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조 장관은 정부 인사로선 처음으로 “전공의를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하며 여야의정 협의체 및 의사 수급 추계위원회(추계위) 참여를 요청했다. 의협도 “조 장관의 발언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화답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일 기자들에게 “(전날 의료계 인사가) 한 대표를 만나 (협의체 참여를) 전향적으로 고려해 보겠다고 해 화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선 국민의힘이 ‘의협 참여가 관건’이라고 보는 것에도 이견이 적지 않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가 돌아와야 의료공백 사태가 끝난다”며 “한 대표가 의협 관계자를 만났다고 들었는데 현재는 의협이 전공의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현택 의협 회장은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 임 회장은 아무렇게나 지껄이지 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라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 현 정책을 강행할 경우 정상적 의학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현재 의료계에서 협의체 및 추계위 참여 의사를 밝히는 단체는 대한병원협회 등 사용자단체뿐이다. 하지만 사용자단체가 참여할 경우 의사단체 참여가 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용자단체 입장에선 저렴한 노동력을 원하기 때문에 의사가 많이 배출되는 걸 원할 것”이라며 “의사 수급 추계를 할 때는 실제 임상의사나 학회 쪽에서 참여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