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대변인 “네덜란드 총리 때부터 러시아에 비타협적”
AP=뉴시스
러시아가 10년 만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 교체에 기대감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과거 경험에 비추어볼 때 정책 선회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타스, RT 등 외신을 종합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토 사무총장 이·취임식이 열린 1일(현지시각)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나토 사무총장 후임으로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가 취임하는 것은 나토 동맹의 정책을 변경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대서양 동맹이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러시아는 뤼터 사무총장을 잘 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시 네덜란드 총리이던) 뤼터 사무총장과 실용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상장에서 몇 시간을 보낸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을 놓고 뤼터 사무총장은 “이 같은 특정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는 훌륭한 소식통을 보유하고 있다. 이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말할 수 없다”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새로 임기를 시작한 뤼터 사무총장은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줄곧 요청해 왔던 서방 미사일을 활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자국 본토 타격 문제로 핵 교리 변경을 꺼내 들었지만 아직까지 핵무기 사용과 관련해 임박한 위협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부적 교전 규칙은 무기를 지원한 회원국 몫이라며 한발 물러섰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임기 동안 세 가지 우선순위로 ▲방위비 확대로 인한 강한 동맹 신뢰 구축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나토로 인도 ▲아시아·중동 등에서의 협력국 관계 강화 등을 꼽았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하면 나토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평가와 관련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뤼터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상한 러시아 위협으로부터 회원국을 지켜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친(親)이란 성향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이란 등의 충돌도 복잡한 국제정세를 만들고 있다.
네 차례 임기(2014~2024년)로 나토를 10년 동안 이끈 스톨텐베르그 전 사무총장은 다음 해 2월께 ‘총을 든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으로 불리는 뮌헨안보회의(MSC) 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