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길거리 배회하던 엄마…경찰이 아기 품에 안아 분유 먹였다

입력 | 2024-10-02 14:57:00

서울 종로경찰서 관수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생후 40일 된 신생아가 탈수 증세를 보이자 분유를 먹이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 제공


새벽 시간 신생아를 안고 길거리를 배회하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 관수파출소 소속 임현호 경위는 지난달 19일 새벽 2시30분경 종로구 노상에서 생후 40일 된 신생아를 안은 채 혼잣말로 횡설수설하는 20대 여성 A 씨를 발견했다.

임 경위가 가까이 다가가자 A 씨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에 있었다” “현재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라고 말했다. 임 경위는 A 씨와 아기를 순찰차에 태워 파출소로 데려갔다.

아기는 탈수 증세를 보였다. A 씨는 상당 시간 수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A 씨에게 모유 수유 등을 권했지만, A 씨는 “못 하겠다”고 거절했다.

같은 파출소에 있던 안정수 경장은 고민하다가 인근 산후조리원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사연을 접한 조리원 측은 흔쾌히 분유와 기저귀를 제공했다.

경찰관들은 직접 A 씨 아기의 기저귀를 교체해 주고 분유를 타 먹였다. 이후 A 씨와 아기는 연락을 받고 온 가족과 함께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세 살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안 경장은 “우리 아들이 신생아일 때가 생각나서 더 마음이 갔던 것 같다”며 “새벽 시간임에도 연락을 받고 도와준 산후조리원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