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의 팬들이 여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에게 “방시혁 등 하이브 경영진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넣어달라”는 내용의 ‘팩스 폭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가 지난달 11일 “하이브 내 사내 따돌림이 있었다”고 폭로한 이후 팬들은 문체위 측에 “‘하이브의 뉴진스 죽이기’에 대한 조사 및 시정 조치를 촉구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는데, 국감이 다가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유튜브 캡처
2일 복수의 국회 문체위 관계자에 따르면 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사무실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방시혁 등 하이브 경영진을 포함시켜달라”는 팩스가 초 단위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 팩스가 400장이 넘게 왔다”며 “종이가 다 떨어져 이면지까지 채워 넣고 있는데, 다른 팩스와 구분하느라 한 장씩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팩스에는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심화됐다”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 박태희 최고홍보책임자(CCO) 등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켜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후 2~4시 팩스 총공”이라는 제목으로 문체위원들 사무실의 팩스 번호가 공유됐다.
한 문체위원은 “의원들도 고민을 많이 하곤 있는데, 화제가 된다고 해서 무작정 부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이브 임원들이 짧은 질의응답 시간 동안 변명만 할 텐데 실체에 접근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뉴진스는 지난달 11일 한 유튜브에서 “사내 따돌림이 있었다”고 밝히고, 그룹이 소속된 하이브 계열사 어도어의 민희진 전 대표를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당시 뉴진스 멤버 하니는 “하이브 건물 내에 헤어랑 메이크업을 받는 곳에서 멤버들을 기다리던 중 같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뉴진스 팬들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