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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전… 텔아비브서 총격-흉기 테러 7명 사망

입력 | 2024-10-03 01:40:00

전철역 부근서 시민들 무차별 공격
16명 부상… 사망 더 늘어날수도
팔 출신 범인 2명중 1명 현장 사살
헤즈볼라, 영상 올리며 “순교작전”



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경전철 역에서 두 명의 팔레스타인 남성이 민간인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고 있다. 이번 테러로 최소 7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사진 출처 ‘X’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180∼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쏜 1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는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헤브론 출신의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이 총격 및 흉기 테러를 자행했다. 이로 인해 최소 7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일부 부상자는 중태에 빠져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두 남성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등과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헤즈볼라는 2일 텔레그램 계정에 테러 당시 상황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유하며 “순교 작전 장면”이란 글을 올렸다.

BBC,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경 텔아비브 남부 야파의 한 경전철역 부근에서 아흐마드 하이마니(25), 무함마드 마스크(19)가 각각 소총과 흉기를 든 채 시민을 무차별 공격했다. 두 사람은 전철 안에서 총을 쏜 뒤 열차에서 내려 계속 공격을 가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두 사람이 승강장을 성큼성큼 걸어가다가 울타리 너머 도로로 총을 겨누거나, 거리에 쓰러진 피해자의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마스크는 현장에서 사살됐고 하이마니는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약 40분 뒤에는 이란이 이스라엘 군사 기지 3곳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 전역에 공습 경보가 울려 퍼졌다. 외신들은 “시민들이 방공호로 대피하는 동안 경찰들이 현장을 수습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두 남성은 테러 도중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는 뜻인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쳤다. 일간 하아레츠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두 사람이 범행 전 야파 인근의 이슬람 사원(모스크)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안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에 군경이 해당 모스크를 조사하고 범행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야파 인구의 약 3분의 1은 아랍계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치인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탄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테러와 해당 모스크가 관련이 있다면 사원을 폐쇄하고 철거해야 한다”고 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두 범인의 가족을 가자지구로 추방하고, 그들의 집을 파괴하라”고 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일 밤∼2일 새벽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일대에서 대규모 공습 및 지상전을 벌여 최소 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