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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권 위한 서울상품권, 식당보다 학원서 더 써

입력 | 2024-10-03 01:40:00

지역 민생경제 활성화 목표 무색
“지역화폐 정책 신중히 접근해야”




서울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출시된 서울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액의 약 20%가 입시·교습, 외국어, 미술, 음악 학원 등 사교육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른바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지역화폐 관련 정책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연도·업종·자치구별 상품권 사용액’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행된 서울사랑상품권 중 입시·교습학원에 4557억1268만 원, 예술교육 1397억2441만 원, 외국어학원 1330억5530만 원 등 총 7284억9239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발행액(3조7094억 원)의 19.6%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식당 등 음식업점에서 사용된 금액(7047억 원·18.9%)보다 많다.

영세업체에서 사용된 상품권 금액은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체 매출 구간대별 결제 금액을 살펴보면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업체에서 올해 1∼6월 사용된 금액은 976억 원으로 신규 업체를 제외한 전체 결제액(3370억 원)의 29.0%로 집계됐다. 반면 3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중소업체와 30억 원 초과 대형 업체에서 쓴 금액은 각각 1655억 원(49.1%), 739억 원(21.9%)이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화폐는) 경기 부양 효과보다 발행, 유통 비용만 들고 특정 업종 쏠림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