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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5선 의원, 공천 떨어지면 조롱거리”… 金여사 “단수는 나역시 좋지, 기본은 경선”

입력 | 2024-10-03 01:40:00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22대 총선 앞두고 텔레그램 메시지
대통령실 “경선 관련 원론적 답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에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단수 공천이면 나도 좋다’라는 취지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언급하는 메시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2일 명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명 씨는 국민의힘 22대 총선 후보 공천 결과 발표를 앞둔 2월경 김 여사에게 여러 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김 여사에게 “경선 룰은 당원 50% 시민 50%로, 김해에서는 당원을 한 명도 가입시키지 못해 김 전 의원이 이길 방법이 없다”며 김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는 김 여사에게 “5선 의원이 공천에서 떨어지면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거나 “지난 대선 때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을 도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명 씨의 텔레그렘 메시지에 한 차례 답장을 보내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면서도 “기본 전략은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 전 의원이 약체 후보를 만나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김 여사와 공천과 관련된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공천 개입을 부정하고, 김 전 의원이 공천에서 컷오프된 사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해명해 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여사가) 기본은 경선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는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수십 차례에 걸쳐 보수(세비) 9000여만 원을 명 씨에게 지급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명 씨와 김 전 의원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명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이미 새로 바꾼 깡통폰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올 총선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명 씨와 김 여사 사이 텔레그렘 메시지 확보 여부와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