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법 개정으로 온라인 부당 거래도 처벌 가능 수익 추징·몰수 처벌 강화…“암표 사면 손해” 인식 필요
‘2023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불꽃이 밤 하늘을 수놓고 있다. 2023.10.7/뉴스1
오는 5일 서울 세계 불꽃축제를 앞두고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처음 유료 관람석이 도입되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1.5배 가격에 암표가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관리 인력 확충과 ‘바가지요금’을 차단하기 위해 유료 관람석이 도입됐지만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선 지난 3월 공연법 개정에 따라 매크로(불법 자동 예매)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매된 암표를 사고팔면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엔 공연장 옆 등 장소적 요건이 성립돼야 ‘암표 거래’로 처벌받았지만 지금은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주최사인 한화는 올해부터 안전 관리 등을 이유로 전체 무료였던 ‘메인 불꽃 쇼’의 일부 구간을 유료로 전환했다. 유료 관람석은 총 2500개로 가격은 16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달 2일부터 공연예매 사이트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현재 매진된 상태다. 현재 유료 관람석은 일부 온라인 플랫폼에서 장당 20만~25만원 상당에 거래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정상적 경로로 구매한 입장권을 차익 없이 양도할 경우를 제외한 모든 ‘암표’ 거래는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암표 매매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경기장 등 실제 장소에서 표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 등 장소적 요건이 성립돼야 해 온라인 거래는 예외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지난 3월 공연법 개정안 시행으로 온라인 부정 거래도 처벌 대상에 새로이 포함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개정된 공연법 제4조에 따르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공연 표를 산 뒤 이를 웃돈을 받고 파는 등 부정 거래를 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암표 판매 사범이 검거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일 공연법 위반 혐의로 암표 판매 사범 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임영웅, 변우석 등 인기 연예인들의 콘서트나 팬 미팅 표를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대량 확보 후 SNS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 정가의 3~5배 가격으로 판매했다.
‘웃돈’ 거래 금지 추진…법조계 “수익 몰수해야”
그럼에도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현행법상으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거래만 처벌 대상이기 때문이다. 조작 프로그램 없이 조직적으로 암표를 판매하는 경우 주민등록번호 등 타인의 개인 정보를 무단 도용하는 등 사례가 아니면 이를 처벌하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법 개정으로 인해 온라인 암표 거래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은 마련됐지만 현행법상으론 대규모로 암표를 사고파는 등 조직적 범죄를 처벌하기엔 미흡한 면이 있다”며 “시행령 등을 통해 구체적 사례를 보완하는 식으로 법망을 촘촘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공연법 개정안을 적용하면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처벌되는데, 수익에 대한 몰수 및 추징 규정도 추가하는 식으로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며 “암표 판매가 오히려 손해라는 느낌을 주도록 법을 보완하는 게 부정 거래 근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