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이송 사유 절반은 ‘전문의 부재’
응급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지난해보다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소방청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119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후인 지난달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119 재이송 건수는 총 259건으로 지난해 추석 기간(9월 26일~10월 10일) 재이송 건수(184건)보다 40.8% 증가했다.
뉴시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병원 수용 거부로 인해 응급·중증 환자 중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추석 당일인 지난달 17일 부산에선 응급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 환자가 병원 92곳으로부터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당한 끝에 심정지로 사망했다.
지난달 14일 충북 청주시에선 양수가 터진 임신부가 병원 75곳으로부터 수용 거부당하다 6시간 만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15일엔 광주에선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50대 남성이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전북 전주시 소재 정형외과로 이송됐다.
연휴를 반납하고 현장에 남은 의사들은 격무를 도맡아야 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수련병원 34곳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13~20일) 응급실에서 일한 의사 10명 중 7명이 12시간 연속 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달 20일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에 큰 불상사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추석 연휴 발생한 필수 의료의 부족 문제는 전공의 이탈로 ‘새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이전부터도 있었던 문제’”라고 밝혔다.
송진호 기자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