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에서 의사소통 기술이 중요하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다. 특히 중요한 거래가 좌우되는 발표를 할 때는 메시지의 핵심을 명확히 전달하며 설득력을 발휘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기회를 잡을 수도 있고 놓칠 수도 있다.
모두가 발표를 더 잘하고 싶어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필자는 수년에 걸쳐 영업 전문가 약 5000명의 습관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업계 전문가와 초보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면서 발표에서 쉽게 저지르는 3가지 실수를 발견했다.
초보자는 우선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고객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유익한 발표라며 칭찬까지 했지만 좀처럼 원하는 대답, 즉 거래를 진행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아마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놓는 실수, 즉 데이터 덤핑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발표자가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바로 데이터 덤핑이었다. 예컨대 “우리 기업은 100년 넘게 사업을 해왔습니다” “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있습니다” 등의 정보가 데이터 덤핑에 속할 수 있다.
메시지를 만들기 전 고객이 왜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자문해 보라. 고객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요점을 정리해 제안에 녹여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절약되는지 강조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면 훨씬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고안할 수 있다.
애써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도 고객에게서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기도 한다. 단순히 대화를 마무리하는 건 거래를 종결짓는 것과 다르다. 발표를 끝낼 때는 전달한 메시지에 대해 고객이 어떻게 반응하기를 원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많은 영업 전문가가 그들의 발표가 강압적인 판매로 비칠까 걱정한다. 설문에 참여한 약 5000명의 참가자 중 2336명이 “고객과 대화가 끝났지만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는 발표가 끝났을 때 고객에게 어떤 형태의 행동을 취하도록 요청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대신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거래를 진행하고 싶으면 연락주세요”라는 의미 없는 말로 대화를 끝낸다.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고객에게 무언가를 먼저 요청하는 것도 거래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다음 단계로 진행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과 같이 간단한 과정일 수 있다. 약속 시간을 잡거나 계약서에 서명하는 등 관계를 더욱 진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다음 단계를 제안하면 된다.
회의에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주어진 기회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파악하라. 고객의 필요와 당신의 제안이 어떻게 잘 맞아떨어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설득력 있는 발표를 준비하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성공적인 발표를 위해서는 연습이 필수다. 마치 연극 배우가 리허설을 하듯 전체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며 연습하라. 발표 당일에는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식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어 집중력을 높이고 잡념을 떨쳐내라.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거나 영업 상대에게 위축된다면 숨을 깊게 쉬고 좋은 결과를 상상하면서 눈앞에 닥친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라.
초보자든 전문가든 타인의 경험을 통해 배우며 발표의 문제점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수정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에 가까운 발표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영업 프레젠테이션에서 피해야 할 3가지 실수’를 요약한 것입니다.
테리 L 쇼딘 쇼딘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