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물을 마시며 대기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 청문회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회유, 압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이 선고돼 수감 중이고, 박 검사는 이 사건에서 이 전 부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다. 박 검사 등 다른 증인들이 대부분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아 사실상 이 전 부지사의 독무대가 됐다.
이 전 부지사는 박 검사가 수원지검 내 사무실에 관련자들을 불러 진술을 짜맞췄고, 연어회 등도 제공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강압 때문에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에게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는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는 취지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판단을 수용할 수 없다면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에서 피고인이 수사 검사를 대놓고 비난하며 재판 결과를 부정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판을 깔아준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박 검사를 포함해 이 대표나 민주당 관련 수사를 담당한 검사 4명의 탄핵소추안을 단독 발의한 뒤 관련 청문회를 진행하도록 의결하고 증인도 채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증인은 힘내기 바란다”는 등 이 전 부지사를 노골적으로 편들면서 검찰 공격에 호흡을 맞췄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도 기소된 상황이라는 점을 빼놓고는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특정인을 감싸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이 대표 방탄용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