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한달] ‘7대 경합주’서 대부분 박빙 해리스, 민주당 텃밭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 등 3개주 집중 공략 트럼프, 동부 연안 3개주 이기면 경합 4곳 승패 관계없이 대선 승리
미 대선은 총득표 수가 아니라 각 주(州) 선거 결과에 따라 확보한 선거인단 수로 대통령이 결정된다. 총 538명인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것. 미국에선 이번 대선이 쇠락한 공업지대인 북동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과 남부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 지역)의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등 이른바 ‘7대 경합주’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두 후보는 대부분의 경합주에서 오차 범위 내 지지율을 보이며 접전 중이다.
선거조사기관인 ‘270towin’에 따르면 1일 경합주를 제외한 주들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해리스 후보는 226명, 트럼프 후보는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 박빙의 승부 속에서 두 후보 모두 백악관 입성의 ‘매직 넘버 270명’을 달성하기 위해 총 93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경합주 표심 잡기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요 선거조사 기관들은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의 대선 승리 전략으로 크게 4가지 시나리오를 꼽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주들에서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이들 3개 경합주에서 모두 이기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트럼프 후보는 268명 확보에 그친다.
② 선벨트 진출=해리스 후보의 경우 러스트벨트 경합주이며 동시에 전체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패할 경우 타격이 크다. 하지만 선벨트 경합주 4곳 중 선거인단 규모가 큰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중 하나를 포함해 2곳에서 승리하면 273∼28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주들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고, 최근에도 트럼프 후보가 근소하게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인다. 그 대신 해리스 후보는 흑인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며, 이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공화당 소속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후보인 마크 로빈슨 부지사의 노예제 옹호가 논란이 된 것도 호재다.
러스트벨트에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가 많다. 트럼프 후보가 여론조사보다 2∼3%포인트 이상 더 득표하는 이른바 ‘샤이(shy) 트럼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시간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는 무슬림 인구도 많다. 일각에선 트럼프 후보가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모두 이기는 ‘레드 웨이브(공화당 바람)’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②동부 연안지역 공략=트럼프 후보는 대서양과 인접한 동부 연안 3개주(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겨도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공화당, 펜실베이니아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다. 다만, 2일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48.2%로 동률. 트럼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가 텍사스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천연가스 생산지란 점을 감안해 해리스 후보가 과거 셰일가스 ‘프래킹’(수압파쇄 추출법)에 반대했던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여기서 이기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