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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여야의정, 의제 등 전제 조건없이 만나자”

입력 | 2024-10-04 03:00:00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까지
협의체서 논의 가능성 열어둬
의협은 “대통령이 결단 내려줘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정부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제를 정하지 않고 전제 조건 없이 모두 다 참여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이 한 달 가까이 지연되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논의가 어렵다던 기존 정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협의체에서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열어두며 돌파구 모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도 “정부도 협의체 출범에 의제 제한, 전제 조건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의사단체의 참여를 촉구했다.

한 대표와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은 한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협의체에서) 의제를 정하지 않고 모두 다 참여해 진솔한 방안과 협의를 해보자는 입장”이라며 “한 대표가 의료계를 만나 협의할 때 (이런 입장을) 말씀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도 “(협의체) 목표는 오로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의제는 그것 하나고 전제 조건도 그걸 위해 노력한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중단 주장도 포함해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한 총리가 의제 제한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여야의정 협의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장외가 아니라 대화 협의체에서 대화를 해야 생산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한 총리는 협의체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을 논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열어둬야 한다”는 한 대표와 이견을 보인 바 있다. 그런 한 총리가 이날 “전제 조건은 없다”고 한 것은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의료계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관련 주장을 듣고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들은 이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관계자는 “한 총리가 의제 제한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은 처음이라 일단 긍정적”이라면서도 “내용을 좀 더 파악해 의료계 전체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교육부가 의대생의 휴학을 승인한 서울대 의대 학장을 고강도로 감사하고 휴학 승인을 불허하는 상황에서 정부 입장이 바뀌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상황의 위중함을 직시하고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