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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의 GPS 교란 공격, 1년새 15배 증가… 항공기 운항 방해

입력 | 2024-10-04 03:00:00

1022건 보고된 2016년 이후 최다
GPS 오작동에 착륙 직전 재상승도
흐린 날씨 겹치면 심각한 피해 우려



ⓒ뉴시스


북한이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8월까지 이미 지난해 1년 동안의 공격 수치보다 15배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착륙하던 항공기가 다시 상승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대형 사고는 없었지만 북한의 GPS 공격이 흐린 날씨 등과 맞물려 진행될 경우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1∼8월) 국토교통부에 보고된 항공기 GPS 교란 건수는 총 578건이다. 이 가운데 북한이 발신지로 확인된 것은 533건이다. 하지만 정부는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대부분 북한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수치는 지난해 39건보다 약 15배로 증가한 것이다. 2016년(1022건) 이후 가장 큰 수치다. 2020년에는 3건에 불과했고, 2021년에는 없었으며 2022년에는 23건이었다.

GPS 공격은 전파를 쏴 GPS 정보에 혼선을 일으켜 항공기나 선박, 무인기 등의 이동을 방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북한은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 500회가량 집중적인 GPS 공격을 가했다. 짧게는 수분, 길게는 하루 6∼8시간가량 GPS 교란 공격을 했다.

GPS 교란은 항공기와 선박에 큰 영향을 준다. 6월 북한의 GPS 공격 당시 한 항공기는 착륙을 불과 몇백 m 앞두고 갑자기 GPS 오작동 경보가 발생해 규정에 따라 복행(Go-Around·활주로에 접근하다 다시 상승하는 것)했다. 또 다른 항공기는 GPS 오류로 실제 위치가 아닌 엉뚱한 항로가 조종석 화면에 표시되는 일도 있었다. 한 항공사 기장은 “비나 안개 등으로 인해 시정이 안 좋을 때, 착륙 직전 GPS 교란이 갑자기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위험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GPS 교란은 무인기나 드론 등에도 영향을 준다. 군 관계자는 “GPS 기반으로 움직이는 모빌리티들은 전파 교란에 취약하다”며 “이 때문에 GPS 교란에 대비할 수 있는 보조항법 시스템을 함께 장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교란 정도가 심해지면 무인기 작전 수행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GPS 교란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 유관 기관 간 정보 공유 및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대응을 빈틈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