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범·도피 조력자, 4일 검찰 송치 유족에 할 말 묻자 “나중에” 말끝 흐려
광주 새벽 도심에서 마세라티 차량을 몰다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뒤 달아났던 김모(32)씨가 4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10.04.[광주=뉴시스]
새벽 광주 도심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의 사상사고를 낸 뒤 달아난 30대 운전자와 운전자의 도피 생활을 도운 또래 조력자가 검찰로 넘겨졌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4일 운전 도중 오토바이를 치어 사상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를 받는 김모(32)씨와 김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를 받는 A(33)씨를 구속 송치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왜 도망갔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사죄드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나중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크게 다쳤으며 동승자 20대 여성 1명이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한 시간여 동안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도주 뒤 사고 이틀만에 검거됨에 따라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혈중알코올농도 분석을 의뢰했으나 단속 기준(혈중알코올농도 0.030%)에 미달했다.
다만 도로교통공단의 속도 감정 결과 김씨는 사고 당시 제한속도 시속 60㎞ 구간에서 시속 81㎞로 과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인은 사고와도 직접 연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김씨가 사고를 낸 당일 오후 늦게 태국으로 출국해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마세라티 차량은 의무 종합보험 계약이 만료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불법 대포차는 아닌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김씨에 대한 마약류 간이 시약 검사 결과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차량에서도 마약은 발견되지 않아 관련 범죄 연루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로 사람을 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술을 마신 상태였고 경찰 사이렌(경광등) 소리가 들려 무서워 도망갔다”며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김씨와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A씨는 차명 휴대전화를 넘겨주고 이동 편의를 제공하면서 도주를 도운 것으로 파악돼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됐다. A씨는 과거 보이스피싱 사건에 연루돼 수사대상에 오르거나 처벌 받은 전력도 있다.
본격 추적에 나선 경찰은 사고 67시간여 만인 지난달 26일 오후 9시50분께 김씨와 A씨를 서울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김씨를 대전으로 데려다 준 B(32)씨와 동승자 C(29)씨도 앞서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특히 B씨는 위드마크 기법 적용 결과 음주운전 적발 기준 이상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면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더해졌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B·C씨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이날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
이밖에 경찰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A·B씨의 해외 범죄 조직 연루설에 대해서도 내사하고 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