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년 7개월 만에 장중 6만원선 하회 임원 25명 9월 51억 원어치 주식 쇼핑…1억 원 넘는 평가손실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장중 5만원대로 내려가는 등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자사주를 사들인 임원도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33%) 하락한 6만 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5만 99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중 주가가 6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3월 16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임원 25명이 줄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25명은 적게는 100주에서 많게는 1만 주까지 사들이며 총 51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들 중 가장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임원은 9월 자사주 매입 릴레이를 가장 먼저 시작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자사주 1만 주를 주당 7만 3900원에 매입했다. 한 부회장이 9월에 사들인 매수분의 평가 손실은 1억 2400만 원에 육박한다.
자사주를 가장 ‘저점’에 매수한 임원은 남석우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제조&기술 담당 사장이었다. 남 사장은 주당 6만 2300원에 자사주 2000주를 매수했다. 다만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남 사장도 평가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가 삼성전자 목표가를 12만 5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반토막 낸 점이 결정적으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맥쿼리는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았다.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업황이 부진하면서 삼성전자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D램 등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 전환하고, 전방 산업의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9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9월 초 327조 원에서 319조 원으로 약 8조 원 급감했는데 이는 반도체(6조 6000억 원 감소) 등 주력 수출 업종들의 이익 전망 둔화에서 기인했다”며 “다음 주 삼성전자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발표 기간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