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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전자’ 쓴맛 본 삼성전자…한종희 부회장도 1억 날렸다

입력 | 2024-10-04 10:43:00

삼성전자, 1년 7개월 만에 장중 6만원선 하회
임원 25명 9월 51억 원어치 주식 쇼핑…1억 원 넘는 평가손실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장중 5만원대로 내려가는 등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자사주를 사들인 임원도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33%) 하락한 6만 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5만 99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중 주가가 6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3월 16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가 지난달 3일부터 18거래일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내다 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18거래일 동안 총 8조 8712억 원을 순매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임원 25명이 줄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25명은 적게는 100주에서 많게는 1만 주까지 사들이며 총 51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들 중 가장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임원은 9월 자사주 매입 릴레이를 가장 먼저 시작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자사주 1만 주를 주당 7만 3900원에 매입했다. 한 부회장이 9월에 사들인 매수분의 평가 손실은 1억 2400만 원에 육박한다.

자사주를 가장 ‘저점’에 매수한 임원은 남석우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제조&기술 담당 사장이었다. 남 사장은 주당 6만 2300원에 자사주 2000주를 매수했다. 다만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남 사장도 평가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저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투자심리가 개선된다. 하지만 임원들의 ‘자사주 쇼핑’도 부정적인 업황 의견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가 삼성전자 목표가를 12만 5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반토막 낸 점이 결정적으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맥쿼리는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았다.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업황이 부진하면서 삼성전자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D램 등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 전환하고, 전방 산업의 수요마저 위축되면서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9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의 12개월 영업이익 전망치는 9월 초 327조 원에서 319조 원으로 약 8조 원 급감했는데 이는 반도체(6조 6000억 원 감소) 등 주력 수출 업종들의 이익 전망 둔화에서 기인했다”며 “다음 주 삼성전자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발표 기간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030490) 연구원은 “이익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 기업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인데 공교롭게도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재료를 보유한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