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 오늘 잠실서 준PO 1차전
‘고교 선후배’ ‘넥센 한솥밥’ 인연… 작년 KS 맞대결선 염 감독 승리
이 “상승세 타고 최초기록 계속 도전”… 염 “선수들 자신감 어느때보다 강해”
KT 고영표 - LG 엔스 선발 맞대결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인 이강철 KT 감독(58)과 염경엽 LG 감독(56)이 작년 한국시리즈에 이어 1년 만에 포스트시즌 ‘리턴매치’를 벌인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3위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올라온 KT(5위)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을 치른다. 두 감독의 인연은 각별하다. 프로팀 지휘봉을 먼저 잡은 쪽은 후배인 염 감독이다. 2012년 말 넥센(현 키움) 사령탑에 올랐는데 당시 KIA 코치 자리에서 물러나 쉬고 있던 이 감독을 넥센 코치로 영입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넥센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먼저 들어 올린 쪽은 이 감독이다. 2019년 KT 사령탑을 맡은 이 감독은 이듬해 팀을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려놨고 부임 3년 차이던 2021년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정상을 모두 차지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선 염 감독이 웃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2∼5차전 네 경기에서 내리 승리하며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다양한 작전 야구로 ‘염갈량’이라는 별명이 붙은 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자칫 넘어갈 뻔한 시리즈를 막강한 ‘불펜 파워’를 가동해 가져왔다. KT는 지난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강철 매직’으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KT는 올해도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결국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LG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미국행과 스윙맨(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투수) 이정용의 군입대 등으로 작년에 비해 마운드의 뒷심이 약해졌지만 이번 준PO에선 공격 야구로 활로를 뚫을 계획이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이 끝나고 합숙 훈련 기간에 무엇보다 타격에 신경을 많이 썼다. 타자들이 타격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며 훈련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출루율 1위 홍창기, 타점 1위 오스틴 등이 버티는 LG 타선의 무게감은 KT를 앞선다. LG는 또 ‘뛰는 야구’로 올 시즌 팀 도루 1위(171개)를 했다. 팀 도루 최하위(61개)인 KT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했다.
KT는 5위 결정전부터 올라탄 ‘상승 기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일 KT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에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2일과 3일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선 정규시즌 상위 팀 두산(4위)에 2연승을 거두는 ‘역대 5위 팀 최초의 업셋’으로 준PO에 올랐다. 이 감독은 “우리가 ‘최초 기록’을 계속 쓰고 있다. 팬 여러분과 함께 최초의 기록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준PO 1차전 선발투수로 LG는 외국인 좌완 엔스, KT는 사이드암 고영표가 등판한다. 엔스는 정규시즌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엔스는 지난달 22일 두산전 6이닝 투구 이후 12일간 충분히 쉰 뒤 경기에 나선다.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예상 밖이다. 고영표는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상대하며 14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1일 5위 결정전에서도 1과 3분의 2이닝 동안 18개의 투구를 했다. 고영표가 하루만 쉬고 선발 등판하는 것에 대해 이 감독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고 싶었다. 고영표도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선발 등판을 자원했다”며 “무리하지 않고 40∼50개 정도를 던져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으면 필승 계투진이 뒤를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