ㅏㄹㅇ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이 10월 4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게 제대로 달리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리스펙트 런 사무국 제공.
“대한민국에 엘리우드 킵초게가 있습니까? 카본화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발에 맞춰서 만들어졌기에 일반인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탄력이 높은 신발이기에 기술과 근육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신발의 기능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몸이 돼 있지 않으면 가급적 신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것을 신느니 시장에 가서 아무 운동화 하나 사서 신고 뛰는 게 발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케냐의 엘리우드 켑초게가 2022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당시 세계 최고기록인 2시간1분9초를 세우는 장면. AP 뉴시스
“선수들도 평소 러닝할 때는 카본화를 안 신습니다. 착지한 후 킥을 할 때 탄성으로 튕겨주는 것인데 부상이 많아요. 킵초게 등이 기록을 내기 위해 맞춰놓은 신발입니다. 반복적으로 강하게 오래 뛰면 부상이 옵니다. 일 년에 열두 달 동안 우리가 쉼 없이 달려야 하는데 부상으로 인해 6개월씩 못 뛰는 선수가 너무 많아졌어요. 대한민국 마라톤에서 기록이 왜 이렇게 됐냐고요? 카본화가 나왔는데 기록 단축이 안 됩니다. 카본화로 인해 부상 위험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 10월 4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게 제대로 달리는 법을 지도했다. 리스펙트 런 사무국 제공.
달리기 주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발 착지에 대한 얘기다.
“일반인들이 포어풋, 미드풋, 리어풋을 얘기합니다. 참 나 어이가 없습니다. 잘 훈련된 선수들도 대부분 리어풋으로 뛰는데…. 풀코스를 달릴 때 100m를 16초나 17초로 달리는 선수들이나 미드풋으로 달립니다. 일반적인 선수들은 막판 스퍼트할 때나 미드풋으로 달려요.”
포어풋(Forefoot)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 주로 활용하는 착지법니다. 발바닥 앞으로만 달린다는 뜻이다.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순간적으로 스피드를 내는 선수들도 포어풋으로 달린다. 중장거리 선수들은 미드풋(Midfoot), 즉 뒤꿈치가 닿지 않고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해 달린다. 마라톤선수들은 주로 리어풋(Rearfoot)으로 달린다. 뒤꿈치부터 닿아야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황 감독은 “빨리 달리는 것보다 먼저 좋은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 없이 즐겁게 달릴 수 있다. 제대로 달리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 동아일보 DB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이 10월 4일 경기 하남종합운동장에서 마스터스마라토너들에게 제대로 달리는 법을 지도하고 있다. 리스펙트 런 사무국 제공.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