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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음전’ 문다혜에 與 “아버진 살인행위라 했는데…”

입력 | 2024-10-06 13:23:00

이태원서 만취 운전 사고…경찰 “면허 취소 수준”
민주 공식 논평 없어…박찬대 “해선 안 되는 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5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되자 국민의힘은 “음주운전 사고는 살인행위”라는 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이번 달은 이태원 참사 추모 달이다. (다혜 씨는) 그 이태원에서, 야심한 시각에 음주운전 후 충돌사고!”라고 적은 뒤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10월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을 두고 했던 발언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 사건을 언급하며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을 대폭 강화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22세에 사고를 당한 윤 씨는 같은 해 11월 끝내 사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며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의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 대책을 더욱 강화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열거한 뒤 “안타깝기 그지없는 행태와 사고다. (다혜 씨가) 평소 이러고 사는군요”라며 “만약 여당 쪽의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의 가족이 이런 사고를 냈다면 민주당은 뭐라고 논평했을까. 이번에는 뭐라고 할까 궁금해진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 했었다”라면서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 폭주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의 딸은 음주운전”이라며 “그들의 거짓 선동과 위선,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만 6일 국정감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음주운전에 대한 당의 입장으로 다른 게 있을 수 있을까”라면서 “음주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다”라고 짧게 밝혔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 씨. 뉴스1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다혜 씨는 5일 오전 2시 51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택시 기사의 피해 정도는 크지 않으나 경찰 음주 측정 결과 다혜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다혜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다혜 씨는 조만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다혜 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차량은 문 전 대통령이 소유했던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로 파악됐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21년 9월 지역 주도의 맞춤형 발전과 노사 동반성장의 새로운 경제모델로 꼽은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생산된 캐스퍼 차량을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구매한 바 있다. 다혜 씨는 올 4월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 차량을 양도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