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에서 전방위적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들이 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도착해 군 수송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10.5/뉴스1
국방부와 외교부는 5일 “레바논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과 가족 97명이 KC-330(‘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을 타고 이날 낮 12시 50분경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KC-330은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군 의무 요원 등을 태우고 3일 밤 11시경 김해공항을 이륙해 4일 오전(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귀국까지 교민 철수 작전에 38시간이 걸렸다.
이날 성남공항에 도착한 김서경 씨(39·여)는 “레바논에 현재 밤마다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너무 무서워서 잠도 잘 못 잤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아내, 딸과 함께 귀국한 이국희 씨(31)는 “(레바논 중부) 자흘레 지역에서 4년 정도 살았는데 최근 집 인근에 미사일이 계속 떨어져서 철수를 결심했다”며 “자흘레에서 베이루트까지 차로 1시간 거리인데 우리 대사관에서 차량을 제공해줘 무사히 베이루트까지 도착해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귀국한 97명 중 30%가 영유아 등 미성년자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레바논에는 현재 레바논 국적기 정도만 남아 있어 항공권 구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레바논 남부의 전황, 영국 등 서방 국가의 철수 개시 동향 등을 고려해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바논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약 130명 중 30여 명은 현지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레바논 대사를 비롯한 공관원들도 현지에 남았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성남=국방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