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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을 수지’… 험난한 코스, 언더파는 그녀밖에 없었다

입력 | 2024-10-07 03:00:00

김수지, 하이트진로 2언더파 우승
가을에 시즌 첫승, 명성 다시 확인
10m 버디로 다시 단독선두 부상
9m 버디로 메이저 우승에 쐐기



팬들과 나눈 우승 기쁨 김수지가 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정상에 선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이번 시즌 첫 승도 가을에 신고한 ‘가을의 여왕’ 김수지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하이트진로 대회 정상에 오르며 통산 6승을 기록했다. KLPGA투어 제공


김수지(28)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수지는 6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한 김수지는 2위 황유민(21)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6승이자 3년 만의 대회 정상 탈환이다.

김수지는 이번 시즌에도 가을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가을 여왕’의 명성을 다시 확인했다. 2017년 KLPGA투어에 데뷔한 김수지는 2021년에 처음 우승했는데 9월에 열린 대회였다. 이후 그해 10월에 열린 하이트진로 대회에서 첫 메이저 왕관을 썼고, 2022년에도 9월과 10월에 1승씩을 추가해 가을 여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에도 8월 말에 열린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서 5승째를 거뒀다. 김수지는 통산 6승 중 절반인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냈다.

김수지는 가을에 유독 우승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사실 이번 시즌에는 여름에 정말 우승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 여름은 너무 덥고 습했다”며 “매 대회에 최선을 다해 우승을 하려고는 하는데 그 결과가 가을에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인 8언더파를 적으며 4언더파 단독 선두로 최종일을 맞이한 김수지는 윤이나(21)에게 한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차분하게 타수를 줄여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2억7000만 원을 받은 김수지는 시즌 상금 7억571만 원이 돼 상금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상포인트 순위 역시 3계단 오른 6위(342점)가 됐다. 김수지는 “다음 주 제 후원사 대회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이 열리는데, 이번에 좋은 성적을 거둬 기분이 좋다. 다음 주에도 이 기운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김수지의 승부처는 14번홀(파4)이었다. 12번홀(파4)까지 3타를 잃어 1언더파로 윤이나와 공동 선두였던 김수지는 14번홀에서 약 10.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다시 치고 나섰다. 김수지는 16번홀(파3)에서도 약 9.5m 거리에서 버디를 낚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2위에 3타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18번홀(파5)에서는 ‘디보트’(클럽 헤드가 잔디를 파낸 곳)에 빠진 공을 약 10m만 빼내는 여유를 보이며 보기를 기록했다. 김수지는 “18번홀에서 캐디 오빠가 ‘3타 차이로 이기고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수지는 이날 깊은 러프와 유리알 그린 등 난도가 특히 높았던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김수지는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를 기록하면서 좋은 발판을 마련한 것 같고, 페어웨이를 잘 지킨 것이 원동력”이라며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어려운 코스에서 나 혼자 언더파를 기록했다는 것이 내겐 더 큰 의미를 준다. 내게 뜻깊은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KLPGA투어 19승의 박민지(26)와 시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 윤이나가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여주=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