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참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의 소소한 규칙이나 약속이나 습관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중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그 시간을 지원하기 위해 세상도 많이 바뀌고 있다. 육아휴직과 유연근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재택근무 등 다양한 제도가 도입됐고,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게, 육아휴직 급여를 올리고 기간을 늘리며 단기육아휴직 등을 더해 더 큰 변화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소한 습관은 크게 바뀌지 않아서, 현장에서는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쓰기 전엔 ‘눈치’가 보이고 쓰고 나선 ‘걱정’이 앞선다. ‘법보다 무서운 게 사내 눈치법’이라는 웃픈 이야기도 있다.
2024년 트렌드 키워드가 ‘요즘 남편, 없던 아빠’였다. 그 달라진 인식의 눈높이에서 볼 때 현재까지의 변화도 아직 부족하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한 것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식의 암묵적 관행, 전례를 따지는 습관, 그 작은 규칙이나 약속이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제도만큼이나 문화를 바꾸는 일이 중요하고, 기업과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