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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필리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양국 관계 새로운 장”

입력 | 2024-10-07 12:53:00

윤 대통령, 마르코스 대통령과 공동선언문 채택
안보·경제협력 등 협력 강화…북한 핵 개발 규탄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0.7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필리핀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필리핀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하고, 이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한-필리핀 공동언론 발표에서 “저는 이번 방문을 통해 필리핀이 마르코스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오늘 저와 마르코스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필리핀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1949년 수교를 맺은 양국이 공식적인 양자 관계를 설정하고 이에 관한 정상 차원의 공동문건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공동선언문 채택을 통해 △안보 △경제협력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충 △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문제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분야와 관련해 “우리 두 정상은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활성화해 양국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실질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작년 9월 서명된 한-필리핀 FTA(자유무역협정)를 조속히 발효시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간 회담을 계기로 한-필리핀 정부는 총 7건의 문건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조사 협력 MOU(양해각서)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와 PGN 해상교량 사업에 관한 MOU △사마르 해안 고속도로 건설 EDCF(대외협력기금) 차관계약서 △경제혁신파트너십(EIPP)에 관한 MOU △관광 협력 MOU 2024-2029 이행계획 △해양 협력에 관한 MOU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 등이다.

특히 1986년 건설이 중단된 필리핀 바탄 원전 건설 재개 관련 MOU를 체결하면서 올해 체코 원전 수주에 이른 윤석열 정부의 ‘원전 르네상스’를 동남아 국가에서도 이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대외협력기금 활용한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및 PGN 해상교량 사업, 사마르 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 2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관련 MOU도 체결됐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를 비롯한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도 했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필리핀은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연대구상과 인태전략 이행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협력 대상국”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리라는 점에 대해 저와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한-아세안 연대구상’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취지에 공감하고, 그 이행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두 정상은 필리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용허가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현재 진행 중인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양국간 고용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마닐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