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 고려아연株 1.85% 보유 주가 7영업일 연속 상승세 기록 영풍측 “1주당 3만원” 공개매수 최윤범 회장측 인상여부도 촉각
75년간 이어 온 동업을 깨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최씨’와 ‘장씨’ 가문이 이번엔 ‘영풍정밀’이란 회사를 두고 치열한 경영권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영풍정밀 주가는 7일 장중 15% 이상 오르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영풍정밀 주식은 코스닥 시장에서 3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영업일인 4일 대비 8.95% 오르며 7영업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15.23% 오른 1주당 3만6700원을 찍기도 했다.
9월 초만 해도 1주당 9000원대였던 영풍정밀의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이 회사가 고려아연 주식 1.8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정밀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고려아연 주식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영풍정밀 경영권은 지분 약 35%를 가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보유하고 있다.
만일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해 고려아연 주식(1.85%)을 품게 되면 이를 뺏긴 최 회장 측과의 고려아연 지분 격차는 3.70%까지 벌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 측은 이날 영풍정밀 주식을 대항 공개 매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이날 당장 공개 매수가를 올리진 않았지만 이번 주중에는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 연합 측 공개 매수 마감일은 14일이며, 최 회장 측은 21일이다. 영풍정밀 주식 최대 매수 수량은 영풍·MBK 연합 측은 전체 주식의 약 43%, 최 회장 측은 25%다. 주가가 과열되면서 양측은 매수가를 더 올려야 할지, 얼마나 더 올려야 할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임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 매수에 투입하는 자기 자금 규모가 1조5000억 원이라고 신고했는데, 이날 이를 5000억 원으로 정정했다. 이와 관련해 영풍·MBK 연합 측은 대규모 차입금으로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서는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에서는 법원에서 이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사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