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씨가 6일 동아일보에 보내온 사진. 명 씨는 5일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취재팀과 만나 3시간 30분간 인터뷰를 했지만 장소 여건상 사진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6일 취재팀이 사진을 보내줄 수 있냐고 문의하자 명 씨는 이 사진을 보냈다. 실제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명태균 씨 제공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만나 국무총리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추천했다고 주장했다. “그 가족들(윤 대통령 부부)을 앉혀놓고 ‘그렇게 안 하면 나중에 잡혀가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명 씨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자택에 몇 번 갔는지) 그걸 어떻게 세나”라며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자신이 윤 대통령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명 씨의 발언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친분이 있었다는 증언과 정황은 여럿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명 씨의 소개로 윤 대통령을 만났고 당시 윤 대통령은 “명 박사”, 김 여사는 “명 선생님”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명 씨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22대 총선 후보 공천을 앞두고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부탁하자 김 여사가 “단수는 나 역시 좋지”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하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명 씨는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다는 정도만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는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각각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도 있다. 설령 대선에서 명 씨가 어떤 역할을 했더라도 취임 이후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했어야 했다. 그런데 김 여사는 올해 치러진 총선의 공천에 대해서까지 명 씨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런 점들이 아직까지도 명 씨가 숨은 실력자인 것처럼 주장하는 배경이 된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