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 美앰브로스-러브컨 국내 과학계 “김빛내리 교수 아쉬워”
《유전자 조절 새 원리 밝힌 美 2명…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2명의 미국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게리 러브컨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두 연구자는 인간에게 필수적인 새로운 유전자 조절 원리를 밝혔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두 수상자는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 게리 러브컨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공동 수상한 두 연구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
복사본의 양에 따라 단백질의 양도 달라진다. miRNA는 복사본, 즉 mRNA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두 과학자는 1980년대 후반 로버트 호비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호비츠 교수는 세포 사멸을 밝혀낸 공로로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두 과학자는 유전자 연구에 주로 쓰이던 예쁜꼬마선충에서 신경세포, 근육세포 등 다양한 유형의 세포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유전자 단위에서 연구하고 있었다. 선충에서 lin-4, lin-14 유전자 돌연변이를 연구하던 중 lin-4가 작은 조각으로 잘려져 lin-14의 단백질 발현을 방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앰브로스 교수는 lin-4와 lin-14의 관계를, 러브컨 교수는 lin-14가 단백질이 되는 과정에서 miRNA의 역할을 규명해 각각 1993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이후 여러 동물 모델에서 miRNA의 역할이 하나둘 규명되며 비로소 miRNA의 실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miRNA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까지 연구가 진척돼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학계에서는 이번 노벨상 수상 결과가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miRNA의 세계 석학인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가 줄곧 유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miRNA 전구체를 짧은 miRNA 조각으로 자르는 칼 ‘다이서’ 단백질의 작동 원리를 밝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김성수 경희대 의대 명예교수는 “miRNA 분야에서 다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miRNA에서 좀 더 나아간 논코딩(non-coding) RNA와 같은 연구들이 향후 노벨상 후보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노벨위원회는 7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8일), 화학상(9일),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경제학상(12일) 수상자를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