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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檢, 명태균 태블릿 등 6대 확보… 공천대가 ‘급여’ 지급 의혹 녹취도

입력 | 2024-10-08 03:00:00

“김영선 세비 절반 明에 매달 지급”
金 前의원 보좌관 통화녹음 확보
9000여만원 돈거래 배경에 의문
檢, 공천대가 가능성 수사 확대



명태균 씨가 6일 동아일보에 보내온 사진. 명 씨는 5일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취재팀과 만나 3시간 30분간 인터뷰를 했지만 장소 여건상 사진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6일 취재팀이 사진을 보내줄 수 있냐고 문의하자 명 씨는 이 사진을 보냈다. 실제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명태균 씨 제공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 청탁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전 의원의 보좌관(회계담당자) 강모 씨가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명태균 씨에게 급여 명목으로 매달 줬다는 내용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는 “공천 청탁 대가로 명 씨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녹음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공천 대가로 명 씨에게 9000여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명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명 씨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6대가량 확보하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檢, “급여 어찌할까요” 통화녹음 확보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 씨가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에 최근 제출한 통화녹음 파일엔 강 씨가 김 전 의원에게 “명 씨 이번 달 급여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 등 명 씨에게 돈을 어떻게 줄지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이 명 씨에게 공천 청탁 대가 형식의 돈을 월급 형식으로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강 씨는 6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매달 김 전 의원의 세비(歲費·의원 보수) 절반을 건넸다고 주장하면서 “김 전 의원 공천을 명 씨가 받아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 씨는 또 “명 씨가 ‘김 전 의원이 나(명 씨)와 가족들을 평생 먹여 살려야 된다, 책임을 져야 된다’라고 계속 얘기를 했었다”는 주장도 내놨다.

검찰은 강 씨의 주장에 주목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명 씨에게 흘러간 세비를 매달 급여 명목으로 처리했다면 공천 청탁에 따른 대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씨도 김 전 의원을 후보로 추천하는 계약을 맺고 명 씨에게 매달 급여를 지급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명 씨는 “2022년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를 위해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본인의 6000여만 원과 다른 3명의 3000여만 원을 합쳐 9000여만 원을 김 전 의원에게 빌려줬고, 자신은 6000여만 원을 한 번에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명 씨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올 1월 16일 경남 창원의 한 농협 앞에서 강 씨를 만나 모두 돌려받았고, 다른 3명 역시 강 씨로부터 돈을 돌려받았다”고 했다.

● 檢, 명태균 휴대전화·태블릿 등 6대 분석

검찰은 확보한 증거들을 토대로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공천 청탁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급여를 받은 것인지 등을 규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절차가 끝나면 강 씨 등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해 명 씨에게 흘러간 돈의 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명 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6대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휴대전화 1개는 명 씨가 최근 바꾼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명 씨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검찰은 명 씨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 김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등이 있는 지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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