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의 ‘파티 게이트’ 조사로 명성 스타머총리, 야당때 전략가로 영입 “새 정부의 개혁에 방해… 물러난다”
‘문고리 권력’ 논란으로 6일 사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전 비서실장 수 그레이. 런던=AP 뉴시스
“스타머 총리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지난달 2일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정도로 ‘문고리 권력’ 의혹에 휩싸였던 수 그레이 전 영국 총리 비서실장(67)이 6일 사퇴했다. 그의 사퇴와 무관하게 12일 집권 100일을 맞는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다.
FT 등에 따르면 그레이 전 실장은 “최근 내 직책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정부의 개혁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가와 지역을 위한 총리 특사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새 비서실장에는 집권 노동당의 선거전략을 총괄했던 모건 맥스위니 총리실 정치 전략 책임자가 낙점됐다.
이를 눈여겨본 스타머 총리가 지난해 9월 그를 영입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노동당이 올 7월 총선에서 승리한 후 스타머 총리의 인사, 주요 정책 설정 등에 깊이 관여했다.
하지만 그레이 전 실장이 다른 관료들의 총리 면담을 막는 등 권력을 과하게 행사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BBC방송이 “그레이 전 실장의 연봉이 17만 파운드(약 3억 원)로 총리보다도 3000파운드가 많다”고 보도하며 논란이 커졌다. 17만 파운드는 리시 수낵 전 총리의 비서실장 연봉보다 약 20% 많은 액수다.
스타머 총리와 부인 빅토리아 여사는 최근 축구 경기 및 콘서트 티켓, 고급 의류 등 ‘공짜 선물’을 수수한 사실로 큰 질타를 받고 있다. 2∼4일 일간 가디언의 일요일판 ‘옵서버’와 여론조사회사 ‘오피니엄’의 조사에 따르면 “총리의 직무 수행이 불만족스럽다”는 답은 52%, “만족한다”는 응답은 24%로 반대율과 지지율의 격차가 28%포인트에 달했다. 취임 직후인 올 7월 19일 조사에선 지지율이 반대율보다 18%포인트 높았다. 세 달도 안 돼 46%포인트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