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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수의대도 6년인데 의대 5년 안될 말” 복지부는 “반대 안해”

입력 | 2024-10-08 03:00:00

[2024 국정감사] 복지위, 교육부 ‘의대과정 단축’ 공방
野 “국민 목숨 개돼지보다 못한가”
曺 “일률 단축 아냐… 교육 질 확보
내년도 의대 증원 조정은 불가… 지역서 공보의 차출 전면 재검토”



복지위 출석한 복지부 장차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다. 조 장관은 교육부가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교육 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교육부가 전날(6일) 발표한 의대 교육과정 단축 방안을 질타하며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교육 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교육부를 옹호했고 윤 대통령 사과 요구에는 “대통령이 판단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었다.

● 야당 “의대 수업이 덤핑이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복지위 국감임에도 전날 교육부에서 발표한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 중 의대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집중 공세를 폈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의대 교육과정 공백을 해결하라고 하니 의대 교육을 줄인다고 한다”며 “의대 교육이 덤핑 물건이냐. 시중에서 정작 줄여야 할 것은 윤 대통령 임기란 말이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소병훈 의원도 “수의대가 6년인데 의대가 5년이면 국민 목숨이 개돼지보다 못하다는 말인가”라며 “의사를 관리하는 복지부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의대 교육 단축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사전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교육 기간 단축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일률적으로 6년제에서 5년제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학교 사정에 따라 교육의 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교육 기간 단축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복지부 “공보의 대형병원 파견 전면 재검토”

이날 국감에선 의료공백 이후 의료 취약지에서 일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이탈한 대형병원으로 파견한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비수도권에서 공보의를 차출해 서울 소재 대형병원에 파견한 걸 두고 “어려운 집 곳간 털어 대감댁 시주한 격”이라고 했다. 서 의원도 “실효성이 없는 공보의를 파견하고 의료대란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조 장관은 “지역의료 공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공보의 배치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조 장관은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해 “주무 장관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윤 대통령에게 사과를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과는) 대통령이 판단할 사항”이라고만 밝혔다. 야당의 거듭된 사퇴 요구에는 “자리에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의사단체가 요구하는 ‘내년도 의대 증원 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박주민 국회 복지위원장이 “2025학년도 증원은 요지부동, 불변이냐”고 묻자 조 장관은 “그렇다”고 했다.

● 복지부 “자생한방병원 감사 검토”

민주당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2차 시범사업과 관련해 자생한방병원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올 3월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특허를 갖고 있는 첩약이 2차 건강보험 시범사업 대상으로 인정된 배경에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신 이사장은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의 장인이다.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신 이사장 차녀에게 이 비서관을 소개해 준 사람이 윤 대통령이고, 이 비서관의 부인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정도로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 윤 대통령과 연관 있다고 단정 짓는 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조 장관은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유와 근거를 알아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