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해외 여행 제한 대상 대폭 확대 여파 여행도 한 해 1회 20일 미만, 여행시 ‘적대 세력 접촉 금지’ 공공기관 퇴직 후에도 여권 회수, 회수 여권 되돌려 받기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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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공무원 등의 해외 활동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교사와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여권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신문은 ‘개인 해외여행 관리’를 위해 취해지는 여권 회수를 통해 당국은 지방 정부 공무원은 누가 얼마나 자주, 어디로 해외여행을 가는 지 통제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전했다.
FT는 10여 명 공공 부문 직원 인터뷰와 6개 도시 교육 당국이 발표한 공지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올해 해외 여행 제한이 강화됐다.
쓰촨성 서부 한 대도시의 초등학교 교사는 “모든 교사와 공공 부문 직원에게 여권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여행을 가고 싶다면 시교육청에 신청해야 하는데 승인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후베이성 이창과 안후이성의 다른 도시 교사들도 FT에 여행 서류를 제출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허난성의 한 교사는 SNS 샤오홍슈에 “영문학을 전공해 평생의 꿈은 영어권 국가를 방문하는 것인데 그 꿈이 산산이 조각날 것 같다”고 올렸다.
저장성 원저우시 오하이구 교육국이 3월 웹사이트에 올린 지침에는 해외로 여행하는 교육자는 파룬궁의 영적 운동이나 기타 적대적인 외국 세력과 접촉하지 말도록 했다.
해당 구는 모든 공립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 여권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들의 이름이 공안국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등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이 해외로 여행하는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한 해 한 차례 20일 미만으로 제한되기도 한다.
여권 제출을 거부하거나 허가 없이 해외로 여행한 교사는 부패 방지 기관에 회부되고, 2년에서 5년간 여행이 금지될 수 있다.
한편 제출한 여권을 돌려받기도 쉽지 않다.
난징의 한 은행 직원은 지난해 국유 기업에서 근무할 때 여권을 제출한 뒤 지난 3월 사직한 뒤 다시 돌려받기 위한 ‘비밀 해제 절차’를 마치는데 6개월을 기다렸다.
후난성의 지방 정부 투자펀드의 한 중간 관리자는 해외 휴가를 위해 9개 부서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여전히 여권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권 회수 및 외국 여행 제한은 은퇴자도 예외가 아니다.
10여년 전 국유 항공기 제조업체에서 은퇴한 76세의 한 남성은 전 고용주가 올해 ‘보안상의 이유’로 여권을 회수한 뒤 해외에 있는 가족을 방문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고용주는 내가 손자를 방문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여권 회수 등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회답했고, 쓰촨, 안후이, 장쑤, 허난성과 이창, 원저우, 광둥시의 교육국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