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첨단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에 결함과 오작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고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맞아 새로 도입되는 자동차 관련 법안도 다양합니다. 이에 IT동아는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자동차와 法] 기고를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관련 입법들을 살펴보면, ▲자율주행자동차의 법적 정의와 임시운행허가 제도를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 ▲자율주행차 관련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고,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원활히 하기 위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 ▲3단계 이하 자율주행차 운전자에게 시스템의 운전 요구에 지체없이 대응하도록 하는 등 운전자 의무를 추가한 ‘도로교통법’ 개정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 촉진과 상용화 지원을 위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이 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자율주행자동차법)은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한 법적 기틀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입니다. 구체적으로 ▲운전자 개입 필요 여부에 따라 부분자율주행과 완전자율주행으로 구분하는 등 관련 정의를 세분화했으며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율주행 교통물류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 ▲자율주행차 관점에서의 자율주행 안전구간을 지정 및 확대 ▲시범운행지구 도입으로 자율주행차의 연구·시범운행을 허용 ▲원활한 자율주행을 위한 자율주행협력시스템과 정밀도로지도를 구축 ▲자율주행차 관련 생태계 기반 조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직까지 자율주행 기능은 주행보조수단에 불과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차량 결함으로 직결되지 않습니다. 또 도로교통법 56조의 3은 “자율주행자동차 운전자의 준수사항으로 자율주행시스템의 직접 운전 요구에 지체 없이 대응해 조향장치, 제동장치 및 그 밖의 장치를 직접 조작하여 운전해야 한다”라고 규정합니다. 즉 자율주행자동차사고의 궁극적인 책임은 운전자에게 두고 있으니, 안전운전의 중요성은 여전합니다.
이처럼 아직 자율주행 기능 기술과 제도와 법률이 미흡하고 갈 길이 멉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율주행자동차는 음주운전, 뺑소니, 보복운전, 난폭운전, 보험사기,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졸음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행위나 범죄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변화에 대한 불안, 불신보다는 빠른 기술 상용화를 위해 국가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긍정적인 자세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사고에 있어서는 자동차보다 비행기가 더 안전하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동차보다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더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곤 합니다. 자율주행자동차에서도 이러한 생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안전에 있어서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더 안전하다는 시민들의 심리적인 인식 변화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기술 혁신의 중심에 살아가는 지금, 과학기술의 발달이 제도와 법률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됩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시장원리에만 맡겨서는 안 되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적극적 지원과 법과 제도개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규제가 아닌 허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