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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반프 [2] 안재열 센터장 “자율적·수평적 조직 문화, 비결은 ‘존중’”

입력 | 2024-10-08 10:37:00


[IT동아 x SBA] IT동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 참여기업 중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 인터뷰로 발전사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나아가 이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반프(BANF)는 타이어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반프는 주행 중인 자동차의 타이어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통해 실시간 타이어 이상 여부 확인, 타이어 관리 및 운영 효율 향상, 도로 상태 검사 등이 가능하다. 반프는 좀 더 다양한 활용도를 발굴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및 타이어 제조사, 물류 트럭 회사 등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반프는 대외적인 성과뿐 아니라 조직 문화, 구성원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스케일업을 위해서는 내실을 견고하게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반프는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근무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구성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도록 적극 지원한다. 정기적인 타운홀 미팅을 진행해 각 구성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반프의 비전과 미래를 공유하기도 한다.

IT동아는 반프에서 경기 R&D센터를 총괄하는 안재열 센터장을 만나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반프의 조직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안재열 반프 경기 R&D센터장 / 출처=IT동아


반프 비전에 대한 확신으로 합류

IT동아: 안녕하세요, 안재열 센터장님. 우선 센터장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재열 센터장: 안녕하세요, 반프 경기 R&D센터를 맡고 있는 안재열입니다. 저는 반프에 합류하기 전에는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에서 약 8년간 근무하면서 센서 관련 실증 시험법 개발 업무를 했습니다. 자동차, 전투기, 헬기 관련 부품이나 기술을 새로 개발할 때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 방법을 만드는 업무입니다. 그 시험법에 따라 제품이나 기술을 평가하고 정상적으로 개발 및 제작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죠. 시험, 평가 진행에 필요한 센서나 장비도 직접 설계 및 개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한국항공산업(KAI) 등과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작은 기업에 있다 보면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 작은데 저는 관련 업계의 대기업 및 기관, 경험이 많은 담당자와 협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보다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현재 반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IT동아: 반프에는 언제 합류했나요?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재열 센터장: 이전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한 프로젝트가 베어링 센서화입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센서화해 인공지능(AI)을 통해 육축 하중 데이터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해보니 센서 고장률이 높고 데이터 추출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구현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제품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자료를 찾다가 그것을 실제로 구현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반프였습니다. 반프는 앞서 설명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타이어 센싱 기술을 통해 타이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딥테크 기업입니다. 타이어 내부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차량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타이어는 차량의 성능뿐 아니라 안전과도 직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에 타이어 디지털 전환은 다가올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당시 저는 개발한 센서가 많았는데 대부분 상용화되지 못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껴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반프에 지원했고, 2023년 8월부터 반프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미국 CBS에 소개된 반프 솔루션 / 출처=반프


IT동아: 아무리 매력을 느꼈다 해도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안재열 센터장: 반프의 비전을 보고 제가 충분히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관련 업계에서도 충분히 주목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스타트업 이직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습니다.

새로운 도전,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회에 만족

IT동아: 경기 R&D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안재열 센터장: R&D센터는 기본적으로 실증 시험이 주 업무입니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요소 변경에 따라 발생하는 차이를 분석하고, 다양한 시험을 통해 성능을 평가 및 검증합니다.

필요에 따라 시험기를 직접 설계 및 제작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무부하 회전 시험기입니다. 무부하 회전 시험기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성능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타이어 주행 하중 시험기도 도입했습니다. 타이어에 부착한 센서가 속도나 장착 상태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합니다.

시험 결과는 각 담당자에게 전달합니다. 각 담당자는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기능적 완성도를 높이고 개발 방향을 명확히 설정합니다. 실제로 타이어 주행 하중 시험기의 경우 짧은 시간에 다양한 조건에서의 데이터를 얻음으로써 AI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했고, AI 알고리즘 개발 속도를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무부하 회전 시험기 덕에 저희 솔루션의 하드웨어 구조를 단순화하고 소형화할 수 있었습니다.

실증 시험을 통해 데이터를 추출하는 안재열 센터장 / 출처=반프


IT동아: 실증 시험을 한다는 측면에서 이전 업무와 연관된 것 같습니다.

안재열 센터장: 이전에는 주로 과거 시험 데이터나 규격을 기반으로 시험법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AI, 초정밀 센서 등 첨단 기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이어 내부에 센서를 부착하는 기술은 기존에 없던 기술입니다. 그에 맞는 새로운 시험법과 검증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논문이나 특허, 리포트 등을 보면서 계속 고민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머리는 아픈데 재미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쉬운 일을 반복하는 것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요즘 상당히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업무 만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안재열 센터장: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도전하는 재미와 함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회도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반프는 대부분의 고객사가 미국과 유럽에 있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서는 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저희 기술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5월 볼보와의 협업을 위해 스웨덴에 다녀왔는데, 이를 통해 풍부한 직무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타이어 주행 하중 시험기를 소개하는 안재열 센터장 / 출처=반프


자율적·수평적 조직 문화, ‘존중’이 뒷받침

IT동아: 시험 결과를 각 담당자와 공유한다고 하셨습니다. 사내 소통은 원활한가요?

안재열 센터장: 반프는 상당히 자율적이고 수평적입니다. 가령 잘 모르는 분야나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혼자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에게 가서 물어봅니다. 그러면 굉장히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프에는 많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많거든요. 제가 알고 있던 부분에 새로 알게 된 부분을 더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냅니다. 덕분에 문제 해결이 한결 수월합니다.

반프 구성원은 누구나 다 그렇게 합니다. 구성원끼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의견을 수렴합니다. 전문성이 있다고 해서 고집부리는 구성원은 없습니다. 경력직과 사회 초년생이 잘 어우러지면서 서로 활발하게 의견을 나눕니다. 그렇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회사는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도록 지원합니다. 덕분에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면서 동료와의 협업을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조직문화 덕에 무부하 회전 시험기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입사하고 1개월밖에 안 된 시점이었는데, 무부하 회전 시험기 구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니 구성원들이 바로 수용했어요. 따로 프레젠테이션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만큼 소통이 자유롭고 회사의 지원도 적극적입니다.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구성원의 전문성이나 프로젝트 진행 방향, 개발 요소 등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에, 활발하고 진취적인 소통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는 창의적인 업무 수행 및 팀워크 강화에도 효과적입니다. 저는 이전부터 ‘내가 아무리 좋은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사장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반프의 조직 문화에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9월 진행한 반프 타운홀 미팅 / 출처=반프


IT동아: 자유로운 소통 외에 반프만의 조직 문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재열 센터장: 개인적으로는 탄력근무제가 좋습니다. 개인 상황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어느 정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인데, 출퇴근 스트레스가 줄고 업무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무엇보다 출근 시간을 맞추기 위해 뛸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분기마다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도 반프 고유의 조직 문화 중 하나입니다. 개인의 성과, 목표 등을 공유하고 취미, 개인 성향 등 업무 외의 이야기도 나눕니다.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죠. 그리고 유성한 대표가 회사의 성과, 협업 상황 등을 공유하는데, 이를 통해 저희는 반프의 비전과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됩니다. 조직 문화를 견고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IT동아: 개인적으로 반프를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재열 센터장: 타이어 산업은 크고 유망합니다. 하지만 차량 운행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반프는 다양한 센서 기술을 통한 타이어 디지털 전환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지난 8월 미국 CBS가 반프 기술의 필요성과 발전 가능성을 심도 있게 보도한 것처럼 반프는 우수한 기술력으로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반프 조직 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안재열 센터장 / 출처=IT동아


저의 목표는 반프 솔루션이 시장에 도입되고 타이어 관련 사고율을 낮추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을 한층 높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센서, 무선 통신, 인터페이스,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합니다. 용기와 끈기를 갖춘 인재와 반프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반프 솔루션이 IR52 장영실상을 받는데 기여함으로써 수상자 명단에 제 이름을 올리고 싶습니다. IR52 장영실상은 신기술 제품과 기술혁신 성과가 우수한 연구조직을 발굴 및 포상하는 제도입니다. 저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는데, 한 번쯤은 제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습니다. 저희가 IR52 장영실상을 받는다면 개인적인 성취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반프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