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니오 롤리’ 알칸타라 대표 6월 부임 글로벌 시장서 한국 취재진과 첫 인터뷰
“한국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 영향력을 높게 평가합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독창성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탈리아 고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알칸타라 S.p.A가 20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지난 2004년부터 알칸타라를 이끌어온 안드레 보라뇨 전임 회장 뒤를 이어 지난해까지 CEO 겸 전무이사였던 ‘유지니오 롤리’가 전면에 나섰다.
최근 유지니오 롤리는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면서 신고식을 치렀다. 그만큼 변화에 능숙하고, 새로운 가치에 빠르게 반응하는 국내 시장을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알칸타라는 한국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상위 모델 같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분야나 삼성전자와의 협력에서 두드러진다. 지난 2월에는 서울의 플랫폼-L 현대미술관과 협력해 ‘알칸타라: 경계를 넘어서’라는 전시회도 열었다.
유지니오 롤리는 지난 2011년 알칸타라에 합류해 혁신 프로젝트 및 신규 시장 개척을 담당했다. 2019년부터는 영업과 기술 및 운영 이사로서 회사의 모든 분야를 거쳐 알칸타라 전문가로 거듭났다. 상업과 생산, 연구 활동을 지휘하며 지난해 알칸타라 경영 전반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그는 “알칸타라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가치와 혁신의 가치를 반영한 브랜드”라며 “품질, 열정, 창의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칸타라 디자인 기획 담당자가 4월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알칸타라 본사에서 가구 인테리어에 접목된 다양한 알칸타라 소재를 선보이고 있다.
고기능성 합성섬유 ‘알칸타라’는 슈퍼카나 최고급차 고급 내장 소재로 쓰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천연가죽(스웨이드)과 촉감이 비슷하면서도 오염에 강하고 불이 붙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패션 소재 비롯해 건축물이나 전자기기 등과 협업해 다양한 분야에서 알칸타라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재는 일본 유명 건축가 쿠마 켄고와 협력해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을 위한 특별 설치물을 제작 중이다. 이를 통해 알칸타라 예술 및 디자인 세계와의 관계를 적극 표현한다는 구상이다.
알칸타라는 지난 2009년 탄소중립을 달성한 이후 지속가능한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생산공정의 개선과 현대화에 나서 탄소중립성인증(TUV)까지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탄소중립성 유지를 위해 원자재 생산과 유통을 담당하는 협력업체까지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생산공정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고 개발도상국에 탄소 저감 관련 기부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노력해왔다.
최근에는 순환경제 원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유지니오 롤리 회장은 “알칸타라는 인증된 소비자사용 후(post-consumer)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부분적으로 사용한 혁신적인 제품 라인을 시장에 출시해 순환경제를 증명하고 있다”며 “제품수명이 끝난 재활용 연구도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진화 단계 덕분에 혁신적인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알칸타라의 폴리에스터 성분을 완전히 회수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역설했다.
한국 회사들이 인건비가 저렴한 생산기지를 짓는 것처럼 이탈리아 제조기업도 루마니아 등 같은 이유로 동유럽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전량 이탈리아 생산을 고집한다. 100% 이탈리아 제품이라는 것에 시장이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초점은 항상 브랜드와 소재의 특성, 그리고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가치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공동의 약속을 강조하는 협업을 찾는 데 있다”며 “이러한 파트너십은 브랜드의 고유한 속성을 부각시키고,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파트너들과 의미 있는 연결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