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크루멧 씨 인스타그램.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해군 응급의료요원 출신 제인 크루멧(62) 씨는 7일(현지시각) 폭스 뉴스 온라인 판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다이어트가 아니다. 내게 다이어트는 시작과 끝이 있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 같은 식습관은 내 생활방식이며, (식단에 ) 식물성 음식을 다시 도입할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평소 탄수화물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무(無)탄수화물·육식’ 식단을 따르고 있다. 아울러 염증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유제품도 멀리한다.
이에 미국인 의사 아네트 보스워스가 고안한 ‘72시간 정어리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이는 사흘간 정어리, 물, 홍차 또는 커피만 섭취하는 식이요법이다. 식사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아 배가 고프면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다.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신체를 케토시스 상태에 빠뜨려 지방을 빠르게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케토시스 상태란 탄수화물이 아닌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면서 체지방도 같이 태워 에너지를 충당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녀는 지난 3개월 동안 오직 정어리(매일 통조림 4캔)와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보충제인 MCT 오일로 이뤄진 식단을 통해 하루 약 1500㎉를 섭취했으며, 지난달 말(9월 30일) 135일 간의 실험을 끝냈다. 그녀의 체중은 정어리 식단을 통해 16kg이 줄었다.
MCT 오일은 코코넛 오일이나 팜유 등 야자과 식물로 만든 기름에서 MCT(Medium Chain Triglyceride·중사슬 지방산) 성분을 추출해 함량을 높인 것으로 섭취 시 에너지 전환 속도가 빨라 체내에 지방이 잘 쌓이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멧 씨는 등 푸른 생선 덕에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경험했다고 주장한다. “통증이 사라졌다. 전에 족저 근막염을 앓았지만 이젠 나아졌다. 염증도 줄었다”라고 폭스 뉴스에 말했다.
크루멧 씨의 다이어트 전과 후.
단 두 가지만 먹은 극단적인 식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건강하다고 주장하며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의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다양한 육류를 식단에 다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한꺼번에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혈당 수치가 상승하는 것을 알아냈다며 새로운 음식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매일 혈당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일 아침 정어리와 MCT 오일을 먹고 소고기, 돼지고기 또는 닭고기를 식단에 정상적으로 다시 포함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이 같은 그녀의 지나친 육식 중심 식단에 한 영양 전문가는 우려를 표했다.
‘이것이 당신이 정말로 배고픈 이유’(This is Why You‘re Really Hungry For)라는 건강한 식사에 관한 책을 쓴 영양사 킴 샤피라 씨는 ‘정어리 다이어트’가 효과적이었던 것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그녀가 어떤 종류의 변화를 주든지 즉각적인 결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그녀의 장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염증을 유발했을 수 있는 일부 음식을 제거한 것 같다”라고 폭스 뉴스에 말했다. 그녀는 크루멧 씨가 선택한 정어리에 대해 “훌륭한 오메가-3 공급원이며 매우 좋은 지방산”이라고 인정했다.
크루멧 씨의 다이어트 전과 후.
하지만 “무 탄수화물 식단은 단순하게 말해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이 아니다”라며 “오메가-3 지방산은 식단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모든 영양소가 균형 있게 포함된 식단이야말로 우리가 장기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루멧 씨의 식단은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