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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싱가포르, ‘공급망 교란 대응’ 파트너십 체결

입력 | 2024-10-09 01:40:00

양국 정상회담후 공동 언론 발표
공급망 이상땐 5일내 긴급회의… LNG 부족하면 서로 빌려주기로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尹, 정의선과 현대차 혁신센터 방문



난초정원 둘러보는 尹대통령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에서 열린 ‘난초 명명식’에 앞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난초정원의 저명인사 명명 난초를 시찰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난초 명명식에서 ‘윤석열-김건희 난’ 증명서를 받았다. 싱가포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 교란에 양국이 공동 대응하는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했다. 또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재고가 부족해지면 상대국에서 빌려주는 ‘LNG 스와프’ 등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점증하는 국제 경제의 불안정성에 대응해 SCPA를 기초로 바이오, 에너지,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교란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급망이 교란되는 징후를 포착하면 양국이 상호 간 신속히 통보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교란이 발생할 때 5일 내로 긴급회의를 개최해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SCPA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공급망 협정’을 양자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싱가포르가 첫 번째 체결국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세계 2위 항만이고 120여 개국 600여 곳의 항구를 연결하는 글로벌 물류 허브”라며 “중계 무역 중심 국가이기 때문에 공급망과 대체 공급자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LNG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LNG를 공동 구매하고 부족할 경우 서로 빌려 주는 스와프를 하기로 한 것. 윤 대통령은 “‘LNG 수급 협력 MOU’가 에너지의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 재수출 물량 기준 세계 4위인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천연가스 수급을 안정시키는 한편 LNG 도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한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 밖에도 양국은 중소·스타트업 기업 간 파트너십을 촉진하는 스타트업 협력 MOU와 범죄인인도조약 등 총 17건의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수교 50주년인 내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 발전을 위해 함께 뛰어온 동반자이자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갈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고 웡 총리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한 것은 정말 시의적절하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 부부는 이어 싱가포르 국립식물원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이름을 딴 난초 명명식도 가졌다. 자국을 방문한 인사에 대한 각별한 예우로 개량한 난초에 해당 인사의 이름을 붙이는 싱가포르 고유의 외교 행사다.

이후 윤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싱가포르 주롱혁신지구의 현대차 혁신센터도 방문했다. 혁신센터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컨베이어 벨트 대신 독립된 ‘셀(cell)’에서 수요에 맞춰 다양한 자동차를 제조하는 미래형 공장이다.



싱가포르=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