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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총리실, 대한체육회 비위 첩보 조사 착수… 정부, 감사원 감사청구 이어 전방위 압박

입력 | 2024-10-09 01:40:00

한팀 조사관 6명 전원 현장 보내
예산 사용-선거인단 관리 등 살펴
“체육회 의혹 꼭 확인하겠다는 뜻”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 대한체육회와 관련한 비위 첩보를 받아 8일 조사에 착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대한체육회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고, 지난달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황에서 공직복무관리관실까지 공직 감찰 성격의 조사에 나선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 있는 대한체육회로 1개 팀 조사관 6명 전부를 보내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 A는 “체육회의 업무 처리가 부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첩보가 있어 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8일 밝혔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번 조사에서 대한체육회의 정부 지원 예산 사용 내역, 체육회장 선거인단 관리 등과 관련한 비위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및 산하 기관 직원의 비위 의혹을 조사하는 곳이다. 암행 감찰을 하기도 한다.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담당 업무 중에는 ‘공직자 복무 관리와 관련한 대통령 및 국무총리 지시 사항 처리’도 포함돼 있다. 그동안 공직에 대한 감찰을 주도해 왔던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관실이 윤석열 정부 들어 폐지되면서 공직복무관리관실이 공직 감찰 업무를 도맡게 됐다.

정부 관계자 B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첩보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문체부의 공익감사 청구와는 별개로 따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체부가 체육회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까지 청구했는데 이번에 따로 조사하게 된 건 체육회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들은 사실관계를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12일 체육회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면서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체육회 자체 예산의 방만한 사용 △국가계약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과도한 수의계약 △파리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일방적 취소 등을 청구 이유로 들었다. 앞서 5월 문체부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시설관리 용역 계약 과정에서 용역 업체와 체육회 관계자의 유착이 의심된다면서 체육회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서울동부지검이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감사원은 체육회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건을 검토 중으로 감사 개시 결정은 아직 하지 않았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이번 조사에서 체육회 비위 첩보가 사실로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수사권이 없다. 지난해 7월 폭우로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36명을 수사 의뢰한 적이 있다.

체육회는 8일 열린 이사회에서 ‘문체부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안건을 회의 참석 이사들에게 설명했다. 체육회는 문체부가 공익감사를 청구하자 하루 뒤인 지난달 13일 “문체부의 공익감사 청구를 환영하고 감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공정하고 균형 있는 감사원 감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문체부의 위법 부당한 체육 업무 행태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필요한 절차에 따라 감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에 앞서 관련 내용을 이날 이사들에게 설명한 것이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