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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대학 생존 위해 경영 마인드로 혁신 꾀해”

입력 | 2024-10-10 03:00:00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
전문대 교육서비스 11년 연속 ‘1위’
‘일-학습 병행’으로 협약 기업 취업… 타지역 고교서 참여할 정도로 인기
성인 학습자 맞춤 학사 제도 운영… 학위 취득 후 일자리 마련도 도와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이 8일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대학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 총장은 “정년퇴직을 활용해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고,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조직의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남이공대 제공


“대학의 생존과 성장, 지속 가능한 전략까지 고민하는 경영 마인드 덕분입니다.”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은 8일 오후 대구 남구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전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성과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예전에 대학의 보직은 봉사의 개념에 머물렀다. 그러나 요즘 시대는 아주 다르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려면 고정관념부터 깨뜨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학부총장, 기획처장, 입학처장, 창업지원단장, 산학협력단장 등 조직의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꾀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남이공대는 지역 전문대를 넘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NCSI) 전문대 교육서비스 부문 11년 연속 전국 1위를 비롯해 지난해 대학정보공시 기준 취업률 76.2% 달성,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신입생 100% 등록, 같은 기간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 약 400억 원 확보 등 굵직한 성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이달 3일 마감한 내년도 수시 1차 원서 접수 결과 1832명 모집에 1만506명이 지원해 평균 5.7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대구지역 전문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주요 학과 경쟁률은 물리치료과가 23.26 대 1로 가장 높았고, 스포츠재활과 14.41 대 1, 간호학과 13.33 대 1 등의 순이었다. 이 총장은 “최신 트렌드에 맞는 학과를 신설해 진로 선택의 기회를 확장한 것이 학생들의 마음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 대학의 ‘일-학습 병행’이 큰 역할을 했다. 고교 졸업생이 협약 기업에 취업하는 동시에 대학 진학의 기회를 얻는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2021년 2개 기업 28개 고교, 61명 취업으로 시작해 올해 9월 현재 63개 기업, 47개 고교, 482명 취업으로 급성장했다.

이 총장은 “연봉과 복지 수준이 상당해 학생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제 경북과 부산 지역 고교까지 참여할 정도로 인기 있다”며 “다른 전문대들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 대학이 이미 선점하고 기업과 신뢰를 쌓아서 가장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유학생까지 확대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우선 라오스와 스리랑카 주요 대학과 협의하고 있다”며 “지역 공단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고 했다.

만학도 등 성인 학습자를 위한 정책도 눈에 띈다. 영남이공대는 학사운영처 산하 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맞춤형 학사 제도, 복지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책상과 의자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최고급으로 바꿨고, 칠판도 눈이 좋지 않은 분들을 위해 멀티스크린으로 교체했다. 또 성인 학습자들은 교직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회복지서비스과의 경우 올해 학생들이 먼저 요청해 전공 심화 과정을 열었고 현재 60명이 2년 과정을 마친 뒤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내년에는 120명이 진학하겠다고 신청했다.

이들이 학위 취득 후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 것도 적극적이다. 이 총장은 “조만간 대학 관내 경로당 80곳에서 쌍방향 교육이 가능한 스마트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건강한 어르신이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학생 수요를 반영한 학과 조정, 일-학습 병행 및 성인 학습자 등 새 교육 수요 창출 등 조직의 위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내린 것이 새로운 기회와 미래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