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지수 포함 번번이 실패 자격 인정받아도 편입에 최소 2년 선진시장 포함 FTSE서도 이탈 우려
해외 선진지수 편입이 결정된 한국 국채와 달리 국내 증시는 ‘공매도 금지’ 규제에 발이 묶여 선진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가 차질 없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융 선진국 도약은 요원한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증시는 글로벌 지수 제공 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선진국(DM·Developed Market) 지수 편입에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MSCI는 올 6월 연례 시장 분류에서 현재 신흥국(EM·Emerging Market)에 속해 있는 한국에 대해 “변경 사항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결정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올 6월 MSCI는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일시적인 조치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을 갑작스럽게 변경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려면 최소 2, 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종의 ‘후보군’ 개념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포함돼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6월 시장 분류에서 후보군에 들어 자격을 인정받으면 2026년 6월 편입 여부가 발표되고, 2027년 6월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현재 한국을 선진시장에 포함하고 있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경우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FTSE 러셀은 8일(현지 시간) 정기 분류에서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지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는 문제로 삼았다. FTSE 러셀은 “공매도 재개라는 목표가 신속하게 달성되지 않을 경우 한국 증시 분류를 두고 추가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증시는 2009년부터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있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가 지속될 경우 선진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TSE 러셀의 다음 정례 시장 분류는 내년 4월 8일로 예정돼 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재개를 예고한 내년 3월 30일 이후인 만큼 재개 여부가 시장 분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약속한 조건들이 전제가 되면 원래 발표한 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