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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 사이에서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제 처방이 5년간 4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키 크는 주사 처방 건수는 2018년 5만5075건에서 2023년 24만7541건으로 5년간 약 4.5배 늘었다. 특히 병의원의 처방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2018년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의 처방 비중이 61.3%에 달했지만 지난해 41.3%로 줄고 병원급 처방 비중이 6.8%에서 12.2%로, 의원급은 2.9%에서 7.6%로 급증했다.
실제로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부부 키는 평균 이상이지만, 아이가 성장이 더딘 것 같아서 (주사를) 일부러 맞췄다” “하위 20% 정도인데, 아이가 또래보다 작은 게 신경쓰여 일찌감치 병원을 찾았다” “아이의 예상키가 너무 작게 나와서 부작용을 감수하고 주사를 맞기로 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아이의 키가 저신장(하위 3% 미만)에 속하지 않음에도 주사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례로 보인다.
김 의원은 “공포 마케팅으로 키 크는 주사 오남용이 의심되는데 식약처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오남용을 막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식약처가 좀 더 책임을 가지고 모니터링과 실태 파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에 성장호르몬 치료제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올바른 의약품 정보 및 안전사용 정보를 안내하고 과대광고 행위도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진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소아의 성장부전, 특발성저신장증 환아의 성장장애 등 질환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라며 “성장장애 등이 없는 이들에게 장기간 과량투여하는 경우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