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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자민, ‘파벌 비자금’ 전·현직 의원 12명 공천 배제…“역풍 강한 위기감”

입력 | 2024-10-10 11:08:00

1차 공천후보 279명 결정…소선거구 265명·비례대표 14명
“마녀사장 안 된다”던 이시바, 판세 보고 받고 비공천 결정



AP 뉴시스


일본 중의원이 전날 해산한 가운데 집권 자민당이 파벌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를 배제하고 중의원 선거의 1차 공천 후보 예정자로 총 279명을 결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자민당은 파벌의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사건과 관련,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정확한 수입을 기재하지 않은 의원과 선거구 지부장 등 모두 12명을 공천하지 않았다. 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다른 34명에 대해서는 공천했지만 비례대표 선거 중복 입후보는 인정하지 않았다.

일본 중의원 총선거는 소선거구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는 1인2표 병립제를 채택하고 있다. 총선은 중의원 의원의 임기 4년이 만료되거나 중의원이 해산된 경우에 실시된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우리나라의 공천에 해당하는 정당의 ‘공인(公認)’을 받아 정당에서 발행하는 증명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서 입후보하는 경우 외에도 정당의 ‘추천’, ‘지지’,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1차 공천 결과는 소선거구 265명, 비례대표 14명으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자민당 총재)는 9일 당수 토론에서 비공천 의원들에 대해 국민이 대표자로 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공천하겠다고 말해 당선되면 추가 공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시바 총리가 당수 토론에서 비공천 후보자가 소선거구에서 당선됐을 경우, 추가 공인할 생각을 나타낸 것은 중의원 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 배경에 있다고 요미우리가 짚었다.

비공천이 새롭게 결정된 현직 의원은 칸케 이치로, 나카네 가즈유키, 오치 다카오, 오다와라 기요시, 호소다 겐이치 등 5명이다. 전직 의원이자 선거구 지부장인 이마무라 히로후미도 공천하지 않았다. 당 집행부는 불기재에 따른 처분이나 각 선거구 정세에 근거해 판단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지금까지 비공천은 하기우다 고이치 전 정무조사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 등 현직 의원 6명으로 정해져 있었다.

자민당 집행부는 비공천 후보가 무소속으로 입후보해 출마할 경우 대항마를 세우지는 않기로 했다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비공천 후보는 공천 때와 비교해 불리한 선거전을 치르게 된다. 배포할 수 있는 전단지는 최대 4만장으로 제한될 뿐만 아니라, 포스터 게시물도 최대 1000장 적어지고 정견방송은 허용되지 않고 당 공천료도 지원받지 못한다. 또 비례대표 선거에 중복 입후보할 수 없는 의원은 소선거구에서 패하면 즉시 낙선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당초 이시바 총리는 정치자금 미기재가 많이 발견된 구 아베파나 구 니카이파 소속 의원에 대해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변에 언급해, 원칙적으로 공천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이시바 총리가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 이유는 당이 극비리에 실시한 조사에서 정치자금 미기재 문제를 안고 있는 의원의 상당수가 각 선거구에서 고전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이시바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당 소속 의원 12명의 비공천을 결정한 것은 파벌의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을 둘러싼 역풍에 강한 위기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 내에서는 12명이 비공천된 것을 두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반면 구 아베파에는 파문이 일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당 내에서는 여전히 여론이 (비자금 사건을) 수용하기 어려워 현재 의석을 빼앗기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